한우·한돈, 브랜드 영향력 없다
한우·한돈, 브랜드 영향력 없다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4.01.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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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축산물 브랜드

소비자 축산물 선택에 품질·가격 영향 받는다

육류는 품질, 계란은 가격, 우유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축산물 구매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농협중앙회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축산물 소비패턴 및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
축산물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육류의 경우 고기품질로 나타났으며, 우유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이 상품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쇠고기의 경우 고기품질이 27.9%, 뒤를 이어 원산지가 26.6%로 나타나 광우병사태 이후 원산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브랜드는 판매가격 다음으로 11.2%의 응답자만이 브랜드를 쇠고기 구매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의 경우 고기품질을 26.8%가 구매 기준으로 삼고 있었으며, 원산지 19.1%, 가격 15.8%로 구매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답해 한우고기와 마찬가지로 구매기준에 브랜드(11.2%)의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닭고기는 품질 20.9%, 원산지 19.1%, 다음이 15.7%로 브랜드로 나와 돈육과 한우보다 브랜드가 구매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은 판매가격이 18.5%로 판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뒤이어 위생안정성 18.5%, 브랜드 15.2%로 나타났다.
우유는 26.1%가 브랜드를 보고 구매한다고 답했고, 다음이 판매가격(19.2%), 위생안전성(15.5%)로 나타났다.

■ 안심축산-하림-서울우유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축산물브랜드로 한우고기는 농협안심한우, 돼지고기는 농협안심한돈, 닭고기는 하림, 육우는 목우촌육우, 계란은 풀무원목초란, 우유는 서울우유가 수위를 차지했다.

한우고기의 경우 농협안심한우가 20.1%로 가장 많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으로 나온 가운데, 횡성축협한우(15.4%), 대관령한우(9.4%), 의성마늘소(7.4%), 안성마춤한우(3.4%)로 나타났다.

안심한우는 런칭 5년 만에 11만두 판매를 돌파하는 등 높은 점유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우의 경우 횡성축협, 대관령 등 강원지역의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아 두 브랜드를 합하면 25%대의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돼지의 경우 농협안심한돈이 19.8%로 한우에 이어서 돼지고기에서도 농협안심축산의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팜스코의 하이포크(19.8%), 보성농협의 보성녹돈(12.0%), 팜스토리 한냉의 생생포크(10.8%), 신진포크(7.0%)순으로 나타났는데, 민간수직계열화업체의 강세가 양돈부분에서는 두드러졌다.

양돈부분은 생산자단체의 브랜드가 선호브랜드 5위 안에 들지 못했다는 것으로 도드람양돈농협의 도드람포크, 부경양돈농협의 포크벨리, 대전충남양돈농협의 포크빌 등이 소비자 선호브랜드에 한 곳도 들지 못했다.
닭고기의 경우 하림이 39.4%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목우촌닭고기(24.3%), 마니커(16.7%), 농협안심닭고기(11.1%), 올품(4.2%)순으로 나타나 하림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계란은 풀무원목초란(23.6%)이 수위를 차지하고 농협안심계란(18.0%), 한국양계농협의 목계촌(10.4%), 이마트 PL상품인 이마트계란(10.2%), CJ프레시안알짜란(10.2%)로 나왔다.

우유의 경우 서울우유(33.6%), 남양유업(17.3%), 매일유업(17.2%), 연세우유(8.9%), 건국우유(7.5%)로 나왔다.

■ 시장구조 따라 소비자 행동 달라져

각 부분별 축산물 시장 구조의 차이가 소비자 축산물 구매 행동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서너 업체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시장인 우유는 여러 제품차별화 노력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우유의 경우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이 백색시유 차별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제조공법, 유통기한 표시방법, 원유의 질 향상, 광고 등 다양한 제품차별화 시도가 행해지고 있다.
여기에 건국과 연세의 경우 상위 3사와 달리 공익적 성격의 학교브랜드 그리고 일반 소매점이 아닌 가정용 배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어느 정도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점시장인 우유와 달리 한우고기와 돼지고기, 계란은 브랜드경영체가 무수히 많은 경쟁시장이고 신규사업자의 진입이 우유에 비해 자유롭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는 품질이나 가격, 위생 등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닭고기와 계란이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비해 브랜드 선호도가 높게 나온 것은 닭고기의 경우 경쟁시장에서 과점시장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알만한 대기업의 계란유통업 참여하고 있는 점과 포장유통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 소비자 인지하지 못하면 제품차별화 실패

이번 조사에서 제품차별화가 가능한 과점시장인 우유 그리고 과점시장화 되어가고 있는 닭고기의 소비자 충성도가 30%대로 높게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품목과의 단순비교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조사에서 하림의 선호도는 39.4%, 서울우유의 33.6% 보다 높게 나왔는데 이는 하림이 서울우유보다 선호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림이 닭고기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광고 등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우유의 경우, 남양과 매일유업 등도 제품차별화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하림보다는 수치상으로 선호도가 적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시사점은 제품차별화 시도가 닭고기나 우유뿐만 아니라 다른 축종에서도 시도되고 있음에도 브랜드가 판매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고 선호브랜드에 대한 집중력도 약하다는데 있다.

이는 수백개의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육류시장의 경우 제품차별화를 했더라도, 소비자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제품차별화를 시도하는 행위보다 소비자가 그에 대해 인지하느냐 못하느냐가 브랜드 성공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돼지고기와 한우고기는 닭고기와 우유, 계란과 달라 포장유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식별할 가능성도 낮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브랜드 전문 판매장, 전문 식당 등을 속속 오픈하고 온라인을 통한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매장의 경우 포장유통보다 비용이 높게 발생해 인터넷 등을 통한 판매는 신선도가 생명인 축산물에 있어서는 일반화되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 판매 물량도 중요
이번 조사에서 안심한우, 안심한돈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게 나온 것은 시장점유율과 상관성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 11만두 판매를 돌파한 안심한우의 높은 시장점유율은 소비자와의 접점 증가로 충성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생산비를 줄이거나 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규모의 경제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전국적인 판매가 가능한 수준의 물량확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우유와 하림 등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기업이 브랜드 충성도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브랜드전략 즉 차별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통합, 즉 브랜드 경영체간 인수합병이나, 공동브랜드와 같이 규모를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안심축산의 경우 이러한 물량확대 면에서 우위를 차지함으로써, 한우, 돼지고기, 계란, 닭고기까지 모든 취급 품목이 소비자 선호 상위 5위안에 포함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생산자 브랜드전략을 다시 세워라
이번 조사결과에서 양돈부분에 대표 생산자 브랜드인 도드람, 포크벨리, 포크빌 등이 소비자 선호 브랜드 5위 안에 들지 못했다는데 있다.

이는 다소 충격적인 상황으로 이들 브랜드들이 소비자 접점의 판매망 확보나, 브랜드 홍보에 있어서 다소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 3개 생산자 브랜드는 매년 개최되는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수상명단에 빠지지 않고 있고 소시모 등이 주관해 실시하는 브랜드 인증에서도 늘 포함되는 업계에서는 유명한 우수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물량면에 있어서도 다른 브랜드 못지않은 상황에서 이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 수준이 민간수직계열화업체에 뒤진다는 것은 문제점을 냉정히 파악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생생포크, 하이포크, 선진포크 등 브랜드 선호도 면에서는 수위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가 연말 실시한 브랜드 경진대회에서는 모두 수상에 실패한 것도 의문이고 소비자 선호도에서 밀리는 생산자 브랜드는 브랜드 경진대회에서는 여러 상을 수상했기 때문에 브랜드 경진대회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될 수밖에 없어진다.

혹시 생산자 브랜드들이 실시하고 있는 차별화 전략이 정부 등이 실시하는 인증사업에 맞춰져 있을 뿐 소비자나 유통업체들에게는 맞춰져 있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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