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 농우바이오 인수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농협경제지주, 농우바이오 인수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4.03.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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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경제지주가 농우바이오 최대지주지분과 경영권 입찰에 참여,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농협 측은 지난 3월 17일 추진된 농우바이오 주식 38.56%인 550만여주에 대한 공개입찰 결과 1주당 4만원에 육박하는 인수가격을 제시해 농우바이오 지분 및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농협이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지 못할 거라는 관련 업계의 분석과 달리 18일 종가 기준보다 54%나 높은 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매각 대금은 2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찰은 입찰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인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간 경쟁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종자주권 유출 우려로 인해 농협 측에서 과감한 베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정부에서도 이번 사안을 주시하며 농협에 인수압박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후문.

농협이 국내 최대 종자기업 농우바이오의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올초부터 불거졌던 종자주권 해외유출에 대한 우려는 일단락되게 됐다.

이번 매각은 지난해 8월 농우바이오 창업주인 새누리당 故 고희선 의원의 갑작스런 별세로 유족들에게 주식이 상속되면서 1000억원대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추진됐다.

故 고의원의 장남인 고준호 씨를 비롯한 6명의 유가족이 고 의원이 남긴 지분 45%인 650만여주를 상속받았지만 이번 입찰에는 장남인 고준호 씨가 상속받은 100만주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 매각에 참여하지 않은 고 씨도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조만간 추가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농협이 농우바이오의 경영권을 가져갈 것으로 보이자 다른 종자업체들의 셈법도 빨라지고 있다. 과거 농협이 농약업계에서는 점유율이 미미했던 농약 판매업체 영일케미컬(현 농협케미컬)을 인수하면서 농협케미컬의 시장점유율이 동부팜한농에 이어 2위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이 농우바이오의 경영권을 가져가면 계통판매 등을 통해 국내 종자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종자시장은 농약시장과는 달리 기존 유통판로가 견고해 현 종자업계의 큰 지각변동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농우바이오와 종자업계 1위를 다투는 동부팜흥농도 24일 박광호 동부익스프레스 여객부문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종자관련 사업 전체를 관장하면서 종자사업을 동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우바이오는 이번 매각으로 기존 유통채널과 더불어 농협 유통채널이 더해지면서 국내 종자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매각으로 일선 종자판매상들은 판매율 하락을 염려하고 있다. 농협이 기존 판매유통망을 통해 농우 제품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혜택을 주게되면 판매상들의 매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입찰을 앞두고 한국종자판매협회는 농협의 경영권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농협은 현재 농협종묘를 보유 중이며 농우바이오 매각과 관련해 농우바이오의 현 경영권을 보장하고 농협종묘와의 합병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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