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농업으로 보는 미래농업
현재 농업으로 보는 미래농업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4.03.2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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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창간 24주년 25번째 창간 기념호 발행

보호농정이냐 개방농정이냐의 논의는 끝이 난 듯하다.
UR협상이 시작되고 축산시장의 문을 열어 젖혔을 때 이미 이러한 논란은 끝나고 말았다.

이후 칠레와의 FTA 협상을 시작으로 WTO중심의 개방논의가 선진국 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면서 필요한국가끼리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자유화가 급진전하고 있다.

이제 몇몇 민감품목을 제외하면 사실상 농산물의 무역은 마음만 먹으면 수입이 가능한 단계가 됐고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수준의 거리에서 농축산물이 재배 또는 사육돼 국내로 공수되고 있다.

이러한 개방농정에 맞서 우리 정부와 농업계, 학계는 농업이 가지고 있는 환경, 식량안보 등 다양한 기능을 설파하며 우리 농업이 유지보전 될 수 있는 이론을 기반으로 직접지불제도의 도입, 농업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시장개방을 뒤로 미루고 농업인들을 보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은 개방하되 농업인들에게 직접지원과 우리 농산물에 대한 다양한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시장개방 이후에도 우리 농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힘을 쏟고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업계는 여러 위험에 직면해 있다.

자본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유형의 농업인이 등장하고 있으며 WTO 출범과 함께 축산시장이 개방되던 그때 구제역, 고병원성 AI와 같은 악성가축질병도 함께 수입이 됐다.(구제역은 2000년, AI는 2003년 첫발병),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물가인상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필수 농산물의 가격은 제자리 걸음하면서 농민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자본의 농업 지배와 진출, 기후변화, 고령화 등 여러 변수들이 뒤엉키면서 우리 농업의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지 혼란한 상황에 빠져 있다.

이에 농축유통신문은 창간 24주년 25회째 특집호 발행을 기념해 '현재 농업으로 보는 미래농업'이라는 주
제로 특집호를 발행하게 됐다.

10년 그리고 또 10년 뒤의 우리 농업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농업인의 숫자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일부 귀농인들과 자본의 지배를 받는 농업노동자들이 채우게 될 것이고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동아시아 지역 등이 경제공동체가 되면서 부가가치가 낮고 노동 강도가 높은 채소류는 중국 등지에서 계약재배돼 국내로 공수될 가능성도 높다.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농산물의 공급안정성은 크게 훼손되고 가격의 등락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욕구는 갈수록 커져 친환경농산물 재배가 각광받겠지만, 까다로운 재배 및 사육방법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공공기관이 전국으로 분산 배치되고 또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면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농의 수는 줄고 규모는 더욱 커지겠지만, 자급을 목적으로 하는 농업도 전국적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담론에 일일이 반응하기는 힘들지만 분명 우리 농업은 변해 갈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변하고 있다. 처음시장이 개방될 때만 해도 우리 농업은 경쟁력을 상실해 해외에서 사다먹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오히려 우리 농산물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10여년 전의 예상이 빗나간 것도 많았지만 아마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기에 이러한 결과가 빚어졌을 것이다.

창간 24주년 25번째 창간특집호를 발행하며 우리 농업의 미래를 현재의 모습을 통해 더듬으며 전망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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