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매인제 도입 논의 ‘제자리걸음’
시장도매인제 도입 논의 ‘제자리걸음’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4.09.25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락시장 내 중매인‧도매법인 찬반 의견 팽팽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과 관련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추진한 ‘가락시장 청과 도매시장 중장기 발전 로드맵’ 공청회가 도입 찬반에 대한 입장만을 확인한 자리가 됐다. 오히려 거래제도에 대한 논의보다는 가락시장의 유통효율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9월 18일 공사 4층 회의실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건국대학교 김윤두 교수는 ‘청과도매시장 중장기 발전 로드맵 연구’를 발표하고 유통환경 변화에 발맞춰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도매시장의 건전한 경쟁체계를 구축하고 외부 농산물 유통주체와의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 병행을 통해 가락시장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제도 병행 이유로 유통비용 절감, 물류체계 개선, 시장면적당 거래물량 효율, 출하자 수취가격 향상, 출하자 선택권 확대 등을 꼽았다.

김 교수의 발표가 끝나자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 몇몇이 연구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고규석 동부팜청과 대표는 “김 교수의 유통비용 절감에 대한 통계치는 어느 한 부분에만 집중된 연구”라고 꼬집고 “시장도매인이 오히려 가격 협상·탐색비용 등으로 9.4% 비용이 더 든다”고 지적했다.

권장희 서울청과 상무이사도 “시장도매인제는 가격결정형태가 기본적으로 1:1로 거래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고 가격공시를 한다고는 하지만 경매제 시장보다 투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반대했다.

정석록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은 “강서시장의 시장도매인 도입으로 오히려 가락시장은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경매를 하되 상장예외 품목을 확대시켜 더욱 시장을 확대시키는 것이 최선의 거래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하자 대표로 참석한 권오협 충주농협 조합장은 시장도매인에 대한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독자적 가격형성 비용과 낮은 가격효율성 △부위별 품목별로 차이가 없는 수취가격과 가격변동 패턴 △출하자 선택권확보 및 출하안정성보장의 문제 △출하대금 정산에 대한 신뢰성 부족 △상대적으로 미흡한 거래 공정성과 투명성 △시장도매인의 수집 및 분산능력의 문제 등을 꼽으며 “시장도매인제는 기존 강서시장을 중심으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경매제는 현재 가락시장과 중앙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현재와 같이 실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통업체 대표로 참석한 조남욱 GS리테일 구매부장은 가락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거래제도에 대한 논의보다는 유통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는 유인책은 거래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구매환경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유통업체들이 가락시장과 거래하는 비중이 점차 줄고 있는 것은 복잡한 물류환경이므로 시설현대화를 통해 이를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보현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장은 “도매법인의 매출이 날로 신장하는 상황에서 중도매인들에 대한 규제는 하루빨리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주장했으며 장경호 녀름연구소 부소장도 “시장도매인제 문제가 있으면 문제점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단순히 도입을 반대하기보다 개선에 대한 의견을 나눠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