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농업경제부문 유통수직계열화에 총력
농협 농업경제부문 유통수직계열화에 총력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4.10.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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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인 ‘농협홍삼’ 이름 바꿔 달고 다시 시작

계속된 적자 행진 언제쯤 멈춰 설까

◈농협홍삼 ‘한삼인’의 적자행진

2013년 12월 (주)농협홍삼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재도약을 시작한 농협홍삼. 농협홍삼 한삼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96년 12월 (구)인삼협중앙회 고려인삼창으로 시작해 2002년 8월 (주)농협고려인삼으로 설립됐다. 2009년 9월 증평에 GMP 공장 완공 후 2010년 3월 GMP인증을 획득했다.

그러나 한삼인의 힘찬 행보는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 한삼인은 2012년 매출액 620억원, 11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한 때는 점유율 2위까지 차지했던 농협홍삼 한삼인이 왜 적자에 시달리게 됐을까.

홍삼은 국내 건강강보조식품군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2012년 동원F&B,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주요식품업체 대부분이 홍삼브랜드를 갖추면서 식품업계는 홍삼시장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실제 국내 홍삼시장은 지난 2008년 기준 7500억원에서 2013년 1조5000억원까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식품업계에서 홍삼시장에 진출했지만 국내 홍삼시장은 여전히 일부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이처럼 매년 성장을 거듭하던 홍삼시장에서 한삼인이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제품력을 들 수 있다. 농협홍삼측은 홍삼시장에 들어오면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지만 고가의 제품이라도 품질 좋은 것을 찾는 홍삼 구매자의 소비형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홍삼제품은 제품 특성상 원가가 높은데 저렴한 가격의 제품에서 홍삼의 모든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최근 온라인에서 정관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참다한의 흑홍삼을 보면 이는 확실해진다. 농협을 비롯 대형마트 등의 후발주자들은 오로지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하고 있는데 반해 참다한 흑홍삼은 우수한 품질력과 성장성으로 경쟁했다.

홍삼시장의 경쟁심화도 문제지만, 농협홍삼은 회원 인삼농협이 이미 여러 인삼가공공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조합과 협력보다는 신공장을 건설하는 패착도 한몫했다.

초기 제품개발과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생산은 회원조합의 공장을 이용하다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이 올라가면 필요에 따라 공장건설과 같은 고정투자를 단행해야 하는데, 치열한 경쟁 구도속에서 판매도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면서, 제품원가에 신규공장 건설에 따른 감가상각비용이 더해졌고, 정관장 등 경쟁업체보다 싸게 판매해야하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높은 원가에 낮은 판매가는 결국 계속해서 적자에서 허덕이는 원인이 됐다.

특히 공장을 어느 정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재고가 계속 쌓였고, 결국 자본금 잠식상태에 빠져들고 말았다.

사업구조개편 전 한삼인은 2009년 37억9000만원 상당 유상증자를 실시한 뒤 이듬해 곧바로 자본잠식을 나타냈다. 2011년에는 중앙회가 317억4300만원까지 추가 출자했지만 연말 자본잠식이 또 다시 발생하는 등 좀처럼 손익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한삼인이 손실을 계속 보게 되면서 크고 작은 식품안전과 관련된 사고가 터지기 시작했고, 농협계통사업장 중 식약처에 단속에 가장 많이 적발된 업체가 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사건사고는 식품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식품산업의 특성상 다시 한삼인의 판매에 영향을 주었고, 결국 회사명을 한삼인에서 농협홍삼으로 바꾸는 상황에까지 직면하게 만들었다.

◈농협홍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농협홍삼이 점유율 다수의 홍삼브랜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정관장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저렴한 가격이 아닌 품질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된다.

농협홍삼 한삼인이 무너진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어떤 시장이 그렇듯 저렴한 반값제품만으로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올해 농협홍삼은 국민건강을 최우선하는 기업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그간 심혈을 기울여 온 정도경영과 품질경영, 고객만족에서 한걸음 나아가 브랜드 세계화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 국내산 6년근 홍삼으로 제조되는 농협홍삼은 외산 대비 최대 4배 많은 사포닌(진세노사이드) 함유량을 자랑하며 증평공장의 최첨단 시설을 더해 세계시장을 겨냥한 기반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농협 홍삼이 계획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원조합과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생산부분을 맡고 있는 농가 그리고 이를 산지유통하고 가공판매까지 하고 있는 인삼농협과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낼 때 농협홍삼은 국내 인삼재배농가의 든든한 지원 속에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 성공 방정식

농협 출신만으로 안된다 민간 유통 전문가 수혈 시급

◈안성물류센터의 설립 배경 및 기능

현재 전국의 대형 마트들은 자체 농산물포장센터 건립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저성장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12년 9월 경기 이천에 연면적 4만6000여㎡의 ‘후레쉬센터’를 열었고 롯데마트도 같은 해 7월과 10월 이천에 330㎡, 오산에 360㎡ 규모의 포장센터를 개설했다. 롯데슈퍼도 충남 논산에 1200㎡ 규모의 포장센터를 신축해 지난해 1월부터 가동 중이다. 지난 20년간 시장 판도를 좌지우지하며 ‘유통 공룡’으로 몸집을 불려온 대형 마트들이 그동안 축적한 전국적 물류 인프라와 막강한 마케팅 능력을 앞세워 농산물 산지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업계 안팎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농협중앙회의 안성농식품물류센터로 쏠린다. 안성물류센터의 과제는 농산물 유통계열화의 첨병 구실 즉, 산지 시장지배력 확대, 물류효율화를 꾀하는 대형 마트들의 전국 주요거점 물류센터 설립 추세에 맞서는 한편, 과다한 유통경로로 인한 고비용·저효율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규모화한 전국단위 농산물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건립 배경이다.

안성물류센터의 주된 기능은 APC 등지에서 들어온 농산물을 소비지에 분산하는 집배송, 상품화, 단기저장 등이다. 취급 품목은 과일·채소 등 청과류와 이를 가공한 냉장·냉동식품. 농협 계통판매 채널(농협 하나로마트 등)과 대형마트뿐 아니라 장기적으론 중소 슈퍼마켓, 온라인몰, 편의점, 전통시장, 급식 및 외식업체 등 신규 수요처에도 상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민간 유통업체의 물류센터와 차별성을 갖는다.

 

◈안성물류센터, 유통구조개선 성과 가시화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활성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개장한 안성 농식품물류센터가 현 정부 국정과제인 ‘생산자는 제값 받고 소비자는 덜 내는 유통구조 정착’을 위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안성물류센터는 중간유통상, 도매시장 등을 거치며 4~6단계에 달했던 기존 농산물 유통구조와 달리,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줌으로써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그 결실을 농업인과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운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농협 안성물류센터 유통효율성 조사분석’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성물류센터 통한 농산물 출하 시 도매시장 등 기존 출하경로에 비해 농가 수취가격은 8.4%P 올랐다. 소비자 구입가격은 6.2%P 떨어져 전체적으로 14.6%P의 유통비용 절감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농업인에게 가격을 8.4%P만큼 더 높여주고도 유통비용 절감을 통해 소비자들에겐 6.2%P 싸게 팔 수 있었다는 것. 생산자에게는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역할 수행으로 산지마케팅 부담이 완화됐으며 저온시설 운영․콜드체인화 등 소비자에게는 신선도가 제고된 우수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안성물류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

안성물류센터는 물류배송업무를 주 기능으로 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물류센터와는 다르게 산지에서 출하된 농산물을 소비지에 분산하는 집배송시설 뿐만 아니라 소비자 맞춤형 소포장 상품과 전처리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상품화시설을 갖추고 있고 40동의 냉동․저장시설도 보유하고 있어 홍수 출하 시 수급조절 등이 가능해 농산물 가격안정 기능을 할 수 있다.

또한 농민조합원의 안정적 판로확보를 위해 계약재배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소포장원물은 산지농협이나 APC로부터 조달해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소포장 상품도 APC에서 생산이 어려운 채소류 위주로 생산하며 대량생산과 자동화 설비를 통해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상품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문제는 판로다. 농협중앙회 영향권에 들어가 있는 소매매장의 판매 역량으로는 안성물류센터가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을 소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재래시장과 중소슈퍼마켓, 대형마트 등 여러 채널에 농협물류센터가 상품화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현재 농협의 인력으로는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것조차 어려운 만큼, 농협공판장의 도매인들과 일반농산물유통업체들의 농산물의 전처리하는 사업으로 물류센터 가동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민간 농산물유통상인들을 협력업체화 하거나 계열화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협 출신의 직원들로만 유통센터를 운영할 것이 아니라 이마트와 같은 대형유통업체 출신의 역량이 있는 경영자 등을 영입해 민간유통업체와 협력할 수 있는 접촉점을 만들어 내고 더불어 민간업체가 보유한 대형유통센터 운영 노하우를 배울 필요가 있다.

사실 이러한 작업은 물류센터 건립 이전에 마무리가 됐어야 했다. 그러나 농협 조직의 특성상 이러한 구체적인 운영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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