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도매시장을 표적시장으로 전략화 해야 하며 거래제도 다변화에 있어서도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기 보다 ‘발전된 경매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12월 4일 충남 아산 도고 교원연수원에서 개최한 ‘농산물 도매시장 관계자 워크숍’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박사는 ‘유통환경 변화와 도매시장 유통 혁신방향’ 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도매시장의 발전방향에 대한 여러 가지 안을 제시했다.
김 박사는 먼저 도매시장을 표적시장으로의 전략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방법으로는 구매물량이 대량인 대형유통업체와 대량수요처(가공업체, 외식체인, 식자재업체 등)를 타겟으로 삼고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량수요처들은 계약거래에 의해 안정된 물량과 가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도매법인이 예약상대거래인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산지와 도매, 소매의 유통체인을 계약거래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중도매인의 규모화·전문화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구매자들의 다양한 구색상품과 포장, 가공, 규격, 품위의 요구에 대응할 전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도매법인이 중도매인의 규모화를 지원하고, 중도매인이 도매시장 내외의 선별포장가공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 설치 운영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박사는 이어 도매시장의 거래방식의 선택기준이 경매이외의 상대거래 방식 등 탄력적인 거래방식을 도입하더라도 출하주체가 거래교섭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전예약출하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의 경매방식은 출하량에 대한 사전적인 조정과정 없이 당일 반입된 물량에 대해 경매를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이 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그는 산지와 도매시장 간 정보시스템 확충을 기반으로 예약출하시스템과 접목해 시장 출하물량을 사전에 조절하는 ‘발전된 경매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매가격에 대한 안정대 설정으로 가격등락폭을 축소하고 경매가 불가능한 품목에 대한 정가수의거래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락시장 시장도매인 도입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밝혔다. 현재의 경매방식도 문제가 있지만 그 해결책이 시장도매인제에 의한 상대거래가 최상의 해법이 아니라는 것.
상대거래가 도매상체제에서만 최적의 효율적인 방식이라 할 수 없으며 시장 공급조절과 시장가격결정의 투명성, 비교성, 공개성이 병행되지 않는 시장도매인제 하에서는 안정된 시장가격을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그는 시장도매인이 경매시장에 출하한 농산물을 유도해 구매하는 무임승차문제와 경매시장에 참가하는 출하자와 사전계약에 의해 출하물량 중 일부 물량을 빼돌리거나 불락처리에 의한 물량 확보 등 기회주의적 시장행위 발생으로 시장혼란 뿐 아니라 기존의 경매제시장 약화를 초래해 공정경쟁 환경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