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농업계 ‘환율전쟁 포화속으로’
2015년 농업계 ‘환율전쟁 포화속으로’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01.0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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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약세 장기집권 위안화까지 덩달아···원화강세 언제까지
중·일 농산물 수출시장 먹구름, 대금결제 탄력운용 필요
미국 기축통화 지위 회복···올해 ‘수퍼달러’ 시대 전조

엔저지속, 수출 환변동 보험 필요
위안화 내리막길 중국시장도 빨간불
수출 채산성 저하 대책마련 필요


■ 들썩이는 환율시장

미국의 달러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한다. 기축통화란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로 세계 각국의 경제는 달러환율에 따라 그 해 성장률이 변하기도 한다. 세계 경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달러가치가 지난해 7월, 1달러당 1020원대까지 주저앉으면서 한때 기축통화 위기론까지 불거졌지만 연말이 되면서 강세로 선회하며 2015년에는 ‘수퍼달러’로 급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환율동향에 따르면 14년 7월 14일 1달러당 1018원까지 떨어진 달러가치가 연말인 12월 29일, 1097원까지 오르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강세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올해 역시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현재 경제 성장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주요 경제지표들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중반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확정하면 미국 내 현찰 유동성 경직으로 달러가치의 상승폭은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통화인 엔화는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그 가치가 2012년 중순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년 말 100엔당 1238원이었던 엔화가치는 12월 29일 기준 912원까지 하락했다.

올해 엔화 상승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12월 14일 진행된 일본총선에서 아베 총리가 압승을 거두면서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외환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5%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화와 더불어 중국통화인 위안화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원위안 환율은 1위안당 162원을 기록하며 최저점을 찍더니 12월에는 181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후 근 한 달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년 12월 31일 기준으로는 176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전략 변화가 성장세 둔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달러 강세와 중국경기 둔화, 기준 금리 인하 등에 따른 미국과 중국 간 금리차 축소로 올해 위안화 가치하락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 원화강세로 농식품 수출업체는 비상

일본의 엔화약세에 이어 중국까지 환율전쟁에 뛰어들면서 대중국 농산물 수출 활성화를 농정목표로 잡고 있는 정부의 위기감은 확산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가 가장 떨어졌던 6~8월을 기준으로 대중국 농축산물 수출물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3%나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에 비해 국내 농산물 수출량이 큰 일본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엔저여파로 파프리카와 딸기 등 신선농산물 수출이 직격탄을 맞으며 신선·가공·수산식품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15~20% 가량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화훼의 경우 연간 1300만송이의 국화 수출이 20%가량 떨어지는 등 대일본 수출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 위안화와 엔화 가치의 하락이 점쳐지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달러 가치 상승에 수출업계는 한숨을 돌리는 상황이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경제회복을 의미하고 미국의 내수시장이 살아나면서 국내 농식품 수출의 기회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중국과의 거래 시 달러로 결재하는 일도 빈번해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부분이다.

aT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가 올해 중반까지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 농식품 업체들은 수출대금 결재를 미뤄 환차익을 최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농협사료 등 국내 배합사료 업계에서는 달러강세가 경영악화를 불러올 개연성이 있어 환율변동에 따른 충격최소화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기업 채산성 저해 대책 시급

주요 농식품 수출시장의 환율변화로 농식품 업계에서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출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 농업의 수출증대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환율하락에 따른 농산물 중소 수출기업들의 수출채산성 저하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수출전문단지 수출업체 등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농산물 수출 물류비 지원액이 연간 약 300여억원에 불과해 별도의 지원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일본의 대한 원화 강세는 올해 국내 농식품 수출업계가 염두에 둬야할 대목이다. 원화 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환헤지, 물류비 지원, 장기적으로 수출시장 다변화와 경쟁력 제고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정부의 물류비 지원확대가 중요한데 국내 신선농산물의 경우 수출과 운송비 간의 상관관계가 높은 점을 감안해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하락을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다.

또 국내 수출업체들은 수출금액의 일정 부분을 연중 분할해 환보험, 선물환 등의 환헤지를 함으로써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한편 수입대금 결제일을 늦추고 수출대금 결제일을 앞당겨 환차손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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