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공사 일방통행 불만 폭주
서울시공사 일방통행 불만 폭주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03.06 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 뒷담화] 현장에 담긴 목소리

출하자·소비자는 제외 불만
토론회 좌장 편향 논란도
연구용역 중립성 지켜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 도입여부를 두고 마지막으로 개최한 전문가 대토론회에서는 공사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동안 공사는 시장도매인 도입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밝혀 왔으나 정작 지금까지 계속된 토론회와 이해관계자 협의회, 가락시장 발전을 위한 연구용역 등에서 시장도매인 도입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또한 주요 이해 당사자인 출하자와 소비자는 배제한 채 유통인들 위주로만 토론이 진행된 것도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가 됐다.

이날 황의창 한국포도회장은 “가락동 농산물 청과시장의 활성화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논의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들이 논의대상에서 빠져있어 안타깝다”며 “시장도매인 도입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시장도매인의 성과는 이야기하면서 농가들의 받을 수 있는 기준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농산물의 기준가격이 되는 가락동 시장을 거래제도 혼용으로 왜 흔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락동 도매시장에 무·배추를 주로 출하하는 산지유통인을 대표해 참석한 백현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도 “시장 변화에 맞춰 이런 논의가 오고가는 것은 이해하지만 가락시장의 주요 고객인 출하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지 않은 것은 아쉽다”며 “지금 출하자들은 가격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는데 이런 혼선을 빚어가면서 시장도매인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한유련은 최근 열린 협회 총회에서 시장도매인 도입을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공사 추천으로 참여한 좌장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이날 좌장을 맡은 성진근 한국농업경영포럼 이사장은 양측 주제발표 후 “가락시장의 경매가격은 공정성이 담보돼 있지 않다”며 “다수의 판매자와 다수의 구매자가 참여할 때 공정가격이 되는데 가락시장은 큰 손들이 장난치는 일이 부지기수다”며 시장도매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참석자들 몇몇이 “좌장이 왜 설득하려 하느냐 진행만 하시라”고 반발하자 그는 “전문가들조차 옛날 이야기만 반복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어떻게든 빨리 결론을 지어야 하지 않겠냐”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공사가 가락시장 발전을 위한다며 진행한 여러 연구용역에 대한 이야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패널로 참석한 전창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사가 그동안 여러 연구용역들을 진행해 왔는데 시장도매인을 찬성하는 입장만을 대변하는 연구자들만을 용역에 참여시켜 뻔한 결과만을 도출해 낸다”며 “지금이라도 양측의 입장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을 참여시켜 올바른 결론을 내야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를 끝내고 관람객으로 참석한 이들 대부분은 뻔한 토론회였다는 분위기가 대다수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람객은 “지난 수개월동안 공사가 이해관계자 협의회, 공청회 등을 개최해 왔지만 마지막 토론까지 양측 입장이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그동안 공사가 의견조율을 일방통행식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이 이 같은 결론이 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