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김두완
[기고]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김두완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5.03.22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류의 식량자원, 돼지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돼지는 현재 지구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살고 있는 대형 포유동물이다. 세계에 존재하는 야생 돼지의 유전정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돼지의 조상은 약 350만∼530만 년 전인 신생대의 초기 플라이오세(Pliocene) 때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후에 유럽, 아시아 및 아프리카 대륙으로 서식지를 확장하여 여러 형태로 분화했다. 돼지가 사람의 손에 길들여진 시기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약 4800년 전이고, 유렵의 경우 약 3500년 전으로 돼지는 인간의 역사를 거의 함께 했을 만큼 친숙한 동물이다.

국제식량기구(FAO)의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가축 돼지는 1200여 종에 이르고 이외에 덤불돼지, 수염돼지 등 다양한 야생돼지들이 존재한다. 2013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약 10억마리이고 이중 절반은 중국에서 사육되며 우리나라에는 약 990만마리를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구려 시대 한민족이 만주지방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돼지를 들여와 기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삼국지 위지동이전의 ‘돼지 기르기를 좋아하며···’라는 기록으로 미루어 적어도 2000년 전부터 돼지를 사육한 것으로 보인다. 돼지는 우리의 문화 속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12간지(干支)의 열두 번째 동물로 재물과 복을 상징하며, 신화 속에서는 상서(祥瑞)로운 동물로 신에게 바쳐질 제물이거나 미래를 점치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등장한다. 또한, 우리나라 곳곳에 돼지와 관련된 지명인 돼지골, 돼지바우, 도야지배미, 돼지고개 등이 약 2000여 곳에 달하기도 한다.

돼지는 우리의 음식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우리의 식탁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육류소비량은 42.7kg인데 이중에서 돼지고기가 20.9kg으로 가장 높다. 특히 돼지고기 삼겹살은 우리나라 사람이 유난히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을 수 있다. 살코기는 물론이고 돼지머리, 내장, 족발 심지어는 돼지피를 이용한 순대까지 모든 부위를 이용하는 저렴한 식재료로서 다양한 방식의 요리로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것은 돼지고기가 맛도 있고 좋은 영양분을 우리에게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돼지는 인류와 함께 진화하였으며 우리의 삶에서 다양한 형태로 인연을 맺고 있고, 특히 국민의 건강과 영양 증진에 기여하는 바가 큰 소중한 식량자원이다. 안타깝게도 최근에 구제역이 발생하여 양돈산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확산을 막고 빠른 시일 내에 종식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국민 모두가 함께 하는 마음으로 격려와 참여를 보내준다면 양돈산업은 이를 극복하고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