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검사 생략 등 편법
구제역 백신 검사 생략 등 편법
  • 홍귀남 기자
  • 승인 2015.03.2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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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위원장, 과학적 근거도 없는 검정기준 지적

정부가 돼지에 대한 구제역 백신 안전성 검사를 생략한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백신의 효능검사에서도 실험 대상 동물을 모두 기니픽으로 대체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김우남<사진> 농해수위 위원장은 “정부가 해외 사례와 과학적 근거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엉터리 검정기준을 만들어 구제역 백신에 대한 효능검사 대상을 돼지가 아닌 기니픽으로 모두 대체함으로써 백신 효능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역본부는 구제역 백신에 대한 효능을 직접 검증하기 위해 구제역 백신을 방어하는 항체인 중화항체의 역가(이하 중화항체가)를 구하는 시험을 실시하고 있는데 실험의 대상 및 통과기준 등을 규정한 ‘구제역 백신 국가출하승인 검정기준(이하 국가검정기준)’을 살펴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메리알사 계통의 구제역 백신은 돼지 등 목적동물에 접종했을 때 중화항체가가 1.42 이상이어야 국가검정을 통과할 수 있다.

더불어 국가검정기준에 따르면 메리알사 계통의 구제역 백신은 돼지를 기니픽으로 대체해 시험을 한 결과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O혈청형 구제역에 대한 중화항체가가 0.9 이상이면 그 효능을 인정해 백신 판매를 허용해 주고 있다.

그런데 돼지에 접종하는 구제역 백신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돼지를 대상으로 중화항체가를 구하는 시험을 하는 것이 과학적 상식이며, 검역본부 역시 시험 대상을 돼지 등 목적동물이 아닌 기니픽 등 다른 동물로 대체한 해외 사례를 찾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검역본부는 메리알사 및 인터베트사 백신 모두 돼지만을 중화항체가 시험대상으로 했어야 했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지적이다.

하지만 검역본부는 검정기준 마련을 위해 기니픽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던 O혈청형 백신의 중화항체가 평균값을 통과 기준으로 삼아 기닉픽에 대한 효능검정을 유독 메리알사 계통의 제품에 대해서만 인정했다.

그런데 검역본부는 실험결과 기니픽을 대상으로 한 O혈청형 백신의 중화항체가 평균값은 0.916이라고 밝히고 있음에도 실제 검정통과 기준은 0.9로 만들어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 검역본부 관계자는 ‘연구자의 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국가검정기준에 의하면 메리알사 계통의 구제역 백신에 대해서만 기니픽에 의한 중화항체가 검정을 인정하고 있는데, 검정기준이 된 중화항체가 평균값은 메리알사 백신만이 아니라 이와 전혀 관계없는 인터베트사 백신까지 포함해 계산됐다.

실제 메리알사 백신의 O형 혈청형에 대한 기니픽에서의 중화항체가 평균은 0.916보다 훨씬 높은 1.483이다. 뿐만 아니라 검역본부는 2013년 11월부터 구제역 국가검정을 실시하면서 메리알사 계통(메리알사 및 원료 사용 국내제조사)의 백신이라는 이유로 중화항체가 시험을 전부 기니픽만을 대상으로 해 100% 합격을 시켰는데, 실제 1.483의 기준치를 적용하면 총 52건의 검정 중 불합격은 30건으로 그 비율이 약 58%에 이른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해외 사례나 과학적 근거도 없이 비용부담 완화 등 업체의 편의를 위해 엉터리 검정 기준을 만들어 구제역 백신의 효능에 대한 불신을 자초해왔고 규정의 보완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후속조치가 없다”며 “지금이라도 즉시 국가검정 규정을 개정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검역본부는 메리알 계통의 국내 백신 제조사들이 10회 이상 국가검정을 통과했다는 이유로 현재 국가검정을 면제해 주고 있지만 검정 기준 자체가 엉터리임이 드러난 만큼 검정면제를 철회하고 국가검정을 즉각 재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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