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채소 생산과 유통 주역 “산지유통인의 위기”
신선채소 생산과 유통 주역 “산지유통인의 위기”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04.0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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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산지유통인 실태분석]

■ 산지유통인 평균나이 60세 ··· 고령화 심각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산지유통인들의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채소값 폭락 여파로 대부분의 유통인들은 한번쯤 폐업을 고려해 봤으며 유통업을 이을 후계자까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평균나이는 59.8세.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연령별 농가인구에서 60세 이상이 46%로 나타난 것과 같이 농촌에서는 농민과 유통인 모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한 산지유통인은 “농민들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을 해야하는 산지유통인조차 나이든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주위에 후계자를 키운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고 나조차도 그럴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위 대부분은 지난해 가격폭락으로 폐업을 고려해 보고 있다”며 “지금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 대부분은 그동안의 손실을 보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덧붙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산지유통인들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연령은 60대로 전체 응답자 중 52.9%를 차지했으며 50대가 37.3%로 그 뒤를 이었다. 70대는 3.9%, 40대 3.9%, 30대는 2%로 젊은 층의 비중은 6%에 지나지 않았다.
 
■  20년 이상 종사자 80% 상회···대량토지재배
 
산지유통인들은 대부분 꾸준히 유통업에만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인들의 81.1%가 20년 이상 유통업을 지속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30년 이상 종사한 사람은 응답자 중 32.8%의 비율을 나타냈고 20~30년 48.3%, 10~20년 12.1%, 1~10년 5.2%, 1년 이하는 1.7%로 유통인 대부분 평균 20년 이상 유통업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유통인들의 95%는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유통인들이 농민들과 계약하거나 스스로 토지를 소유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재배면적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평균 재배면적은 9만3500평으로 10만평에 가까웠다.
 
30만평 이상은 8.3%, 20~30만평 8.3%, 10~20만평 20.8%, 5천~10만평은 58.3%, 5천평 이하는 4.2%로 조사돼 산지유통인 대부분 기업농과 같이 거대한 토지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지난해 손해규모 1억원 이상 45%
 
큰 재배면적과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산지유통인들은 지난해 손해액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를 보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8%에 지나지 않은 반면 1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유통인이 44.2%나 차지했으며 10억원 이상 손해봤다고 응답한 유통인도 3.8%나 됐다.
 
5천만원~1억원을 손해 본 유통인인 32.7%, 1000~5000만원은 17.3%를 기록하면서 산지유통인 대부분 채소값 하락 여파로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채소라 일컬어지는 배추와 무에 대한 작목 집중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배추·무 유통의 80%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산지유통인들은 예상한 바와 같이 이들 재배품목의 유통비율이 크게 높았으며 대파와 양배추와 같은 채소류도 비율이 높았다.
 
중복을 허용한 재배품목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배추의 경우 83.3%, 무 87%, 파 31.5%, 양배추 20.4%, 감자 13%, 양파 13%, 당근 9.3%, 마늘 9.3%로 조사됐으며 사과, 수박, 참외 등 기타 작목을 유통한다는 유통인은 22.2%로 나타났다.
 
산지유통인들은 또 대부분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출하처를 묻는 설문에 응답자의 96.4%가 도매시장을 이용한다고 응답했으며 김치공장 21.4%, 대형유통업체 7.1%, 전통시장 1.8%로 뒤를 이었다.
  
 
■ 산지유통 전망 ‘불투명’
 
2년 연속 유통인들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만큼 향후 유통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1.1%로 나타났다. 향후 이 사업을 이어간다는 응답자는 68.8% 조사됐지만 대부분 손해 본 금액을 만회하거나 당분간만 종사하겠다고 답해 향후 산지유통인들 수가 급속히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폐업이유에 대해서는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고 ‘가격이 불안정하다’, ‘소비둔화로 경쟁력이 없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농산물 유통에 신념을 가지고 계속 이어가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명뿐 이어서 산지유통인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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