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계열화 성공한 “농협안심축산”
전방산업 계열화 성공한 “농협안심축산”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5.04.17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우육 독특한 거래 문화 안심한우 성공 비결

올해 시장점유율 20% 돌파 자신… 한우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

지난해 한우고기 시장점유율 18%를 돌파하며 시장지배력을 높여 나가고 있는 농협안심한우가 올해는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내 놨다.

농협중앙회 이기수 축산경제 대표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축산경제사업 계획을 최근 발표했는데, 안심축산사업이 한정된 축산시장을 두고, 민간패커 그리고 수입축산물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농협축산부문의 대표브랜드가 됐다는 것을 실감 할 수 있는 발표였다.

국내 축산분야에서 단일 경영체가 하나의 품목으로 2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유가공분야의 서울우유협동조합, 계육가공분야에 (주)하림 뿐으로 농협이 계획대로 올해 사업실적을 거둔다면 이제 농협 안심축산분사는 한우분야 대표 조직으로 자리를 굳히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농협안심축산 사업 방식 눈길
2008년까지 학교급식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오던 농협축산물판매분사는 회원축협들의 잇따른 학교급식사업 진출, 그리고 각 지자체의 로컬푸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사업이 계속 뒷걸음 질 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2009년 축산물판매분사는 ‘농협안심한우’라는 브랜드를 출시하고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쇠고기 일반 유통에 뛰어 들었다. 첫해 3만2000두로 시작한 안심한우는 2011년에는 7만두로 2년 만에 취급물량이 두 배를 넘어서더니 2013년에는 10만두를 돌파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농협안심축산분사의 한우 유통 사업이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린 데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지금까지 한우계열화는 지역 축협이 중심이 된 브랜드 경영체가 한우사육농가를 전속거래농가로 육성 계열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른바 ‘삼통’이라 불리는 배합사료‧종축‧사양기술의 통합이라는 브랜드사업의 교조에 충실한 조합들은 농가들의 사업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자금지원과 여러 명목의 장려금제도를 운영해야 했고, 이로 인해 어떤 조합의 경우 조합에 한우를 출하 할 경우 두당 최고 100만원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업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보조정책은 브랜드 경영체들의 성장에 발목을 잡았고, 대부분의 지역축협이 중심이 되다 보니, 지역 한우기반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성장에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문제는 이렇게 농가들을 전속거래농가로 계열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농가들의 소 입식과 출하시기는 가장 비싸게 팔리는 설과 추석 전에 맞춰지기 일쑤였고,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송아지위탁사육, 생축장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급을 맞춰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성출하기에는 농가들이 출하한 소를 판매할 곳이 없어 공판장이나 도매시장을 통해 소를 밀어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농협안심축산분사는 그 동안 전통적 계열화 방식에서 탈피, 후방산업인 한우사육농가를 계열화시키기 보다는, 전방산업인 한우유통업체를 계열화시켰다.

전방산업인 판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 경영체들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성공할 케이스는 없으며, 농가들이 출하한 소를 어떻게든 처리하는데 급급한 경영방식을 일관해 왔다면, 농협안심축산분사는 소 판매에 일각연이 있는 유통업체들을 전속거래업체로 계열화하고, 농협공판장, 지역 한우브랜드 경영체 등으로부터 원료육을 조달받아 판매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 한우육 독특한 거래 문화 안심한우 성공 비결
이러한 전방산업 계열화는 농협이라는 높은 가치의 브랜드를 민간유통업계와 함께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이로 인해 단시간에 안심한우는 시장점유율 20%를 목전에 둔 메이저 브랜드로 굴림할 수 있게 됐다. 보통 시장점유율 15%부터 독점력이 발생하고, 30%를 넘어서면 의미 있는 독점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 안심한우가 시장에서 독점력을 행사 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농협안심축산은 축산물공판장에서의 조달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한우가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협의 한우브랜드가 하나로마트와 같은 전용판매장 뿐만 아니라. 재래시장과 외식업체 등으로 확산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게 됐다.

농협안심축산이 이 같이 후방산업 계열화를 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데는 한우산업만의 특징을 제대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보통 농산물은 직거래 되는 물량이 더 품질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수요자가 특정한 스펙의 농산물만을 선별해 거래를 요구하기 때문으로 양돈만 하더라도 공판장에 들어오는 물량은 비규격돈이 대부분이지만, 직거래되는 물량은 규격돈(100kg~110kg)으로 더 높은 가격을 정산 받고 있다.

하지만, 한우는 육질등급제가 2000년 초반 완전히 정착하면서, 등급 간 가격차가 높게 나타나다보니, 도축 전 거래보다는 도축 후 육질을 확인하고 거래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 많은 품목이 직거래로 돌아선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도매시장과 공판장에 대한 생산자와 수요자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일반 한우브랜드 경영체들은 등급 간 거래가 확립된 상황에서 고급육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농가들의 고급육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지만, 안심한우는 공판장에서 필요한 등급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다 보니,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 한우가격 지지에 결정적 역할
안심한우의 공판장 조달 방식은 한우가격 안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데, 좀처럼 가격이 추세를 벗어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안심한우가 공판장 내에서 큰손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안심축산분사가 일정한 물량 구매를 통해 가격을 지지하면서, 농협음성공판장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는 직거래 물량까지 덩달아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전체 한우농가의 소득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각 지역 한우브랜드 경영체들이 판매하지 못하는 잉여물량을 여러 협력업체의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를 대행해 주면서, 브랜드 경영체들의 수급조절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심한우는 거세우에 집중된 상품구색을 암소까지 확장하기 위해 암소전용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으며, 여기에 칼없는 정륙점, e고기장터 등 다양한 유통경로를 개척, 협력업체가 관리하고 있는 정육점과 외식업체 중심의 판매 경로를 다각화 하는 작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14년 18.6%였던 안심한우 점유율을 2015년 21.4%까지 끌어 올린 계획이며, 회원축협의 한우브랜드 사업 등을 감안할 경우 농협계통의 한우부문 시장점유율이 연내 40%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