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유리온실 인수 추진 득과 실
농협의 유리온실 인수 추진 득과 실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5.04.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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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7개 농협이 동부팜화홍의 토마토 수출을 목적으로 건설한 유리온실 인수를 다시 추진 중이다.

지난해 화성시 태안농협을 중심으로 5개 농협이 참여했던 이 사업은 인수가가 맞지 않아 결렬 됐으나, 2개 농협이 추가로 참여하게 됨에 따라 인수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화성관내 많은 조합원들이 유리온실 인수에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지만, 다수의 조합원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실제 투자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조합원과 조합 임원진간의 갈등도 예견되고 있다.

화성호 내 유리온실 참여를 추진 중인 농협은 태안, 마도, 남양, 서신, 서화성, 팔탄, 조암 등 화성시 관내 7개 농협은 현재 인수가능 금액을 동부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지난번 농협이 200억원을 제시했다가 금액이 맞지 않아 결렬 된 것을 감안한다면, 농협이 제시한 금액은 25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와 관련한 쟁점은 농협이 동부의 유리온실을 운영할 능력이 있느냐와 또 250억원 이상이 될 투자를 통해 7개 농협이 과연 최소 은행 이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느냐에 있으며, 마지막으로 유리온실 운영을 통해 조합원인 농민들에게 어떤 실익이 발생하는지를 조목조목 따져 본다.

“농협 운영능력 있나”
동부그룹의 유리온실은 수출을 목적으로 건설됐다.

토마토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으며, 유리온실에서 생산된 토마토는 전량 해외에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동부는 가동이 중단되기 전까지 절반의 공간만 재배를 해왔는데, 일부 수출을 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물량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폐기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리온실과 인접해 있는 사강, 마도 등에서 소를 키우는 농가들이 이 유리온실에서 판로를 찾지 못한 엄청난 물량의 토마토를 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동부그룹이 지금처럼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았고, 외부의 반대에 따른 위기관리를 잘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동부그룹의 풍부한 인적자원과 해외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해외 세일즈에 나서고, 유동성 위기 전 매입한 토마토주스 전문 기업 가야를 통해 일부 물량을 가공 판매했다면, 큰 이익은 보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급과 수지를 맞춰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수를 추진하는 화성지역 7개 농협이 보유한 인프라와 인적자원은 동부의 거대한 유리온실을 운영하기에는 부적합 하다. 이름은 농협이라 농업관련 많은 인프라와 노하우를 갖고 있을 것 같지만, 이들 농협은 RPC를 몇 개소 운영하는 것이 농업관련 사업의 대분이고, 하나로마트를 몇군데 운영하는 것이 농산물 유통관련 사업의 전부다. 대부분의 인력과 인프라는 금융업에 특화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쌀을 제외하고는 관내 생산된 농산물을 유통시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것이 화성관내 농협들의 위치다. 관내 로컬푸드직매장도 농협이 아닌 화성시에서 직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노하우도 조직도 갖추지 못했다. 유리온실 운영을 위한 청과물재배 전문가도 없다.

“어느 정도 수익 올릴 수 있나”
운영할 능력이 되지 않는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시 된다.

동부는 350억원, 농협은 200억원 정도를 매도 그리고 인수 희망 금액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2개 농협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니 인수금액은 당초 제시했던 200억원 보다는 조금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만약 250억원에 인수했다고 했을 경우 7개 농협의 평균 출자금은 35억원이다. 금융업을 함께 하고 있는 농협들로서는 35억원 조달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얼마나 될 것이냐에 는 불투명하다. 토마토를 생산해 5년 이내에 투자금을 회수한다면, 매해 50억원의 순익을 올려야 한다. 길게 잡아 10년 이내에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낮은 목표를 세워도 25억원 이상의 순익을 올려야 한다.

연간 50억원의 순익이 투자금 대비 무려 20%의 고수익이라는 것이다. 25억원도 10%대로 높다.
문제는 유리온실에서 나오는 토마토를 그 정도 수익률을 올리며 판매할 수 있냐에 결정 날 것이다. 하지만, 농협에는 그를 실행에 옮길만한 노하우가 없다.

“조합원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나”
마지막으로 화성 7개 농협은 유리온실 인수로 어떤 실익을 조합원들에게 돌릴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

운영능력도 키우고, 노력해서 판로도 확보해 연 10% 이상의 순익을 발생시키게 됐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사업으로 농협이 얻고자 하는 것이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농협은 농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인적구성체이다. 농협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고, 농협을 통해 농자재를 공동구매하는 것이 주된 설립목적이다. 농민 개개인으로는 제대로 수행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온실사업에 농협이 뛰어 들었을 때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에게는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그걸 따져봐야 한다. 유리온실에서 투자금액의 10%인 25억원의 순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를 7개 농협 조합원들에게 배당한다면 얼마나 돌아갈 수 있을까? 한 조합당 2000명의 조합원이 있다치면 1만4000명 조합원 일인당 2만5000원 정도가 배당할 수 있다.

그런데 화성 관내 농민은 8만5000명이다. 7개 조합에 가입된 조합원수는 1만4000명을 뛰어 넘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배당 가능한 금액은 더 줄어들게 된다. 실익이 없다는 이야기다.

“온실 대신 다른 것을 구상해라”
화성시에는 농민만 8만5000명이 있고 경기도 관내 지자체 중 가장 넓은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농민 8만5000명은 강원, 경북, 호남, 충청지역의 기초 지자체 인구와 엇비슷하고, 일부 지역은 화성시 농민 숫자보다 적은 지자체도 부지기수다.

여기에 화성시에는 45만명이나 되는 도시민도 함께 살고 있는 도농복합지역이다. 화성시와 경계를 맞대고 있거나 20~30분 내로 갈수 있는 안산, 수원, 오산, 안양 등의 인구를 합하면 도시민 숫자는 300만명을 훌쩍 뛰어 넘는 큰 시장을 곁에 두고 있는 셈이 된다.

조합원인 농민과 농협이 마음만 다부지게 먹는다면, 관내 생산한 농산물을 적은 유통비용으로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유리한 조건에 판매도 가능하다. 당연히 250억원은 유리온실이 아닌 관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되야 하는 것이 맞다.

일부에서는 화성호 투자를 추진 중인 수원오산화성축협의 사례를 드는 곳도 있지만, 수원축협의 화성호 투자는 관내 축산 송아지 생산을 위한 번식우 사육, 조사료 보급을 위한 조사료단지 투자로 집중된다. 모두 관내 축산농가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혜택이 조합원들에게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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