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 수입량 상승, 국내 식탁 잠식
소·돼지 수입량 상승, 국내 식탁 잠식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10.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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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가격 오름세 여파 틈타 점유율 높여

▲ 수입산 육류를 판매하고 있는 국내 한 대형마트 매장.
수입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량이 늘면서 국내 육류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의 경우 수입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한우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수입육으로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추석맞이 주요 차례 음식동향’에 따르면 8월 24일부터 9월 24일까지 한달 간 쇠고기 수입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했다. 지난해 2만5347톤에서 4600톤 늘어난 2만9998톤을 기록한 것.

이 같은 상승세는 올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쇠고기 총수입량은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요 통관을 기준으로 올해 8월에만 3만톤이 넘는 쇠고기가 수입되면서 최근 4년간 두 번째로 높은 수입량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월과 비교해 29%나 상승한 수치다.

수입단가도 오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입쇠고기의 평균 증감률은 17.4%로 크게 뛰었으며 추석 성수기 수입 가격도 1년 새 kg당 8852원에서 9281원으로 10.1%나 상승했다.

국내 농업민간연구기관인 GS&J 인스티튜트 관계자는 “국내산 한우고기 가격의 급등으로 일부 수요가 수입쇠고기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입 쇠고기의 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가격이 워낙 올라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수입량도 최근 크게 늘었다. 추석 전 한달간(8월24일~9월24일) 수입량은 지난해 2만9921톤에서 올해 3만7287톤을 기록하면서 24.8%나 상승했다. 돈가가 좋았던 올해 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만4882톤으로 전월보다는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수입량인 1만5052톤보다 66.2%나 증가했으며 평년과 비교해 77.7%나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축산전문가들은 올해 10월에도 돼지고기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과 EU 등 국제 가격하락과 수입 냉동 가공육 수요 지속으로 10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7.4% 증가한 2만1000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입산 육류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국내 육류시장이 위협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축산 유통 전문가는 “국내산을 이용하다가 수입산 육류를 이용하기 시작한 식당이나 점포에서는 가격 프리미엄 효과 때문에 다시 국내산 육류로 전환하기 힘들다”면서 “소비자들도 수입산 육류가 보편화되면 수입산에 대한 거부감 또한 줄어들어 가정에서도 수입산을 소비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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