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원유수급조절 위해 8000억여원 직접 부담
낙농가 원유수급조절 위해 8000억여원 직접 부담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5.11.06 09:2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쿼터 양수도시 20% 쿼터소각…정부 수급조절 사업보다 효과커

급격한 수요 감소로 유제품 판매가 급감하며 낙농유가공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운데, 유업체와 일부 언론들이 쿼터제와 원가연동제 때문에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낙농가들을 압박하고 있다.

우유할인판매 등 각종 프로모션에도 줄어든 수요를 회복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낙농가들의 감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13년 이후 낙농가들은 원유감산을 위해 약 8000억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는 등 정부보다 더 많은 비용을 낙농가들이 지불하면서 수급을 맞춰 왔기 때문에 정부나 유업체의 감산 요구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있다.

2003년 쿼터제(기준거래원유량 설정)가 도입된 이후 농가들이 거액을 투자해 한계농장을 M&A하고 해당 농장이 소유했던 쿼터의 약 20%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감산에 기여해 왔다.

이 같은 낙농가들의 적극적인 농장인수합병과 20% 쿼터소각은 한계농장의 폐업을 유도하고 저출산에 따른 수요감소에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정부의 재정투입은 생산량을 줄이는 사업이 아니라 지지하는 사업이었고, 개별목장들이 M&A과정에서 지불한 비용으로 실제 쿼터소각이 이뤄져, 정부가 농가에 지급해왔던 수급조절 자금도 2012년까지는 꾸준히 감소해왔다.

정부가 매년 200억~400억원대의 자금을 수급조절을 위해 활용해왔다지만, 구제역 여파로 생산량이 급감했던 2010~2012년까지는 원유부족으로 수급조절 자금이 거의 사용되지 못했다.

현재까지 낙농가들이 지불한 비용으로 소각된 쿼터양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사육두수 감소 두수에 두당 평균산유량과 현재 쿼터거래가격 등을 활용해 공식을 세워 그 규모를 추산해 볼 수 있다.

기자는 [(2003사육두수-2015년 사육두수)×두당 평균산유량×평균쿼터거래가격×0.6조절계수=낙농가 수급조절비용지출규모]라는 공식을 세웠는데, 여기서 조절계수 0.6은 낙농목장에는 착유를 할 수 있는 경산우 뿐만 아니라 후보축들도 함께 사육되고 있기 때문에 후보축 두수를 40%로 가정했고, 집유주체마다 쿼터 가격 등에 편차가 있지만 본지에서 낙농진흥회 평균쿼터가격 40만원을 대입해 낙농가가지불한 수급조질 비용을 계산해 보았더니 2014년부터 낙농가들은 최소 7823억9520만원의 수급조절을 위한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낙농목장의 폐업은 도시화가 진행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고, 수도권에는 서울우유농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낙농진흥회 쿼터가격보다 30여만원은 더 비싼 서울우유농가들의 쿼터가격까지 대입했다면 쿼터가격은 8000억원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헐~2 2015-11-12 19:39:18
기자님. 더욱 정확하게 2003년도부터 2015년까지 매년 평균 쿼터 가격을 적용해서 데이터를 산출한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기사 잘 봤습니다!

헐~ 2015-11-12 09:31:53
2003-2015년 평균쿼터가격을 곱해야 하는거 아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