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계열화로 육가공산업 문제 해결해야
수직계열화로 육가공산업 문제 해결해야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11.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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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임도축 등 축산물도매시장 현안 산적

▲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축산물 도매시장의 문제점이 산적한 가운데 육가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협동조합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이뤄 축산물 유통에서 불거지는 다양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회장 박병철)가 11월 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육가공산업의 발전방향과 성공사례 세미나’에서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도매시장의 문제점과 육가공산업의 미래’라는 주제발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지인배 연구위원은 먼저 도매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진단했다. 공판장과 도매시장은 공정거래와 가격발견을 통해 축산농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지만 여전히 가격발견 기능의 한계를 가지고 있고 계절의 변화에서 오는 물량 쏠림으로 가격변동이 크다고 밝혔다.
 
돼지의 경우 지난해 지육 경매 비율은 전체 도축물량의 10%로 가격 대표성을 상실해 가격을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가격 편차 또한 계절별, 명절특수 등으로 인해 등락이 심하다는 설명이다.
 
지 연구위원은 도매시장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임도축으로 인한 위생문제를 제기했다. 임도축이란 농가나 유통업체에서 도축수수료를 주고 일반도축장에 도축을 의뢰하는 방식을 말한다. 임도축업자는 소나 돼지의 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축산물 품질에 대한 관심이 낮고 위생에 대한 투자의지가 낮다는 것. 2012년 돼지의 임도축 물량 비중은 72% 수준이며 소의 경우 83%에 달한다.
 
그는 “임도축 비율이 높을수록 위생수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도축과 가공을 분리시킴으로서 유통단계를 늘리고 유통마진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매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미절식으로 인한 비용증가와 품질저하를 꼬집었다. 농가, 육가공업자, 도축장에서 생체 계근 정산을 하기 때문에 농가에서 미절식 출하를 한다는 것. 이로 인해 생기는 피해는 최소 3500~8700억원(1600만두 기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PSE(pale soft exudative, 물퇘지)육 발생율도 31.4%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지 연구위원은 “결국 육가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도매시장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현재 국내 축산업의 흐름은 수직계열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며 도매시장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계열화로 해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양돈은 도드람, 부경, 팜스코, 이지바이오 등 민간과 협동조합형 업체들이 수직계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한우의 경우도 횡성과 지리산 한우 등 일부 민간 업체를 중심으로 점차 계열화가 진행 중이다. 육계와 오리의 경우 이미 민간을 중심으로 95%의 계열화가 완성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 연구위원은 “계열화를 통해 안정된 물량의 육류조달이 가능하고 품질관리, 판매, 사료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다”며 “최근 육가공업체가 중심이 돼 도축장을 인수하는 등 후방계열화도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계열화를 통해 기존에 형성되고 있는 복잡한 유통시스템을 묶어 해결가능하고 복잡한 형태의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추가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외에도 인터넷 직거래 개념인 보털(Vertical portal) 개념이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며 축산물 관련 포털 서비스를 확대할 필요성과 TV 홈쇼핑을 활성화 하는 등 유통경로의 다양화 또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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