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유통협, 돼지정산 ‘탕박’ 전환 조기이행 촉구
육류유통협, 돼지정산 ‘탕박’ 전환 조기이행 촉구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11.20 07: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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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피물량이 기준가격 ‘좌우’ 수입육 잠식 우려
도매시장 암퇘지 출하 비율 비정상적 신뢰성 상실

▲ 탕박(좌)과 박피로 도축된 모습.
국내 양돈시장의 기준가격으로 활용되고 있는 박피처리 돼지가격이 대표성과 신뢰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돼지정산 시 탕박으로의 조기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매시장 내 출하되고 있는 박피처리 물량이 미미한데다 비정상적인 가격형성으로 인해 국내돈육시장의 수입육 잠식을 우려해서다.

협회(회장 박병철)은 11월 16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소재한 협회 회의실에서 탕박전환 조기이행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올해 7월 양돈업계와 육가공업계가 돼지가격 정산기준을 박피에서 탕박으로 전환하는 내용에 합의했지만 이번 합의의 효력이 권고수준이어서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박피를 기준으로 하는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도매시장에서는 단기간 박피 암퇘지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면서 시장가격을 교란한다는 의혹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 암퇘지는 수퇘지에 비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적고 고기질이 부드러워 통상 5~10%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매시장에 암퇘지 비율이 집중적으로 높게 출하될 경우 기준가격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협회에서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9일 삼성식품에서만 암퇘지 비율이 전주 금요일인 6일과 비교해 63%에서 100%로 크게 늘면서 kg당 경락가격이 700원이나 상승했고 다음날인 10일, 농협부천공판장에서는 9일과 비교해 40%에서 90%로 두배 이상 뛰는 모습을 보이며 경락가격이 500원 상승했다. 수요일인 10일, 충북음성공판장에서도 암비율이 전일대비 10%p 상승하면서 가격상승을 견인했다.
 
협회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수요와 공급의 자연스런 가격형성 과정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작은 시장변화에도 가격이 크게 오르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전체 도축물량의 2%만을 점유하고 있는 박피물량이 국내 돼지가격 전체의 기준가격으로 활용돼서다.
 
▲ 박병철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장.
박병철 회장은 “돼지 도매시장에서 박피물량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고 이로 인해 작은 시장변화에도 돈가의 급·등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국내 돈육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돈가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박피보다 안정된 탕박가격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외식 체인점과 식당 등 최종 소비처에서는 국내 돈가의 변동성 심화로 안정된 사업을 경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입육으로 돌아서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안정된 돈가는 장기적으로 산업이 발전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탕박처리 돼지의 경우 전체 도축물량의 약 6%를 차지하고 있으며 암비율이 평균 55% 수준으로 박피가격보다 가격변동성이 낮다.
 
※ 용어설명
▶ 박피 [剝皮, skinning] : 도축과정에서 돼지의 가죽을 인력이나 기계적으로 벗기는 작업방식.
▶ 탕박 [湯剝, scalding] : 도축과정에서 돼지를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물을 분사해 털을 뽑는 작업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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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식 2015-11-23 20:53:58
지금식당이나육가공이나소매점이나경쟁력이없다보니 수입전환도 많이하고
먼 미래를 보면 농가나 가공이나 같이 공생 할수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