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문전성시 옛말이라니...
농업의 문전성시 옛말이라니...
  • 임경주
  • 승인 2016.03.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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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전성시(門前成市)와 반대되는 의미의 사자성어로 문전작라(門前雀羅)는 말이 있다. 대문 앞에 새그물을 쳤다는 뜻으로 권세를 잃어 빈천해지면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진다는 의미다.

전한(前漢)의 7대 황제인 무제(武帝)때 충신 정당시(鄭當時)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청렴하고 후덕한 성품으로 자기 집을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기다리게 하는 법이 없고 나라로 부터 하사품이나 녹봉을 받으면 아랫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줬다. 그러나 충신은 역사적으로 관료생활이 편탄치 못한 것처럼 그도 그러했다. 등용됐다가 좌천되기를 반복했다. 사람들의 발길도 그가 현직에 있을 때는 문전성시를 이뤘고 좌천되면 발길을 뚝 끊었다.

우리나라 농업 취업자 수가 최근 크게 줄어 문전작라(門前雀羅)를 연상케 한다.

우리 농업 취업자 수가 3년 만에 80만 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충격을 주고 있다. 농업으로는 먹고 살만한 일거리가 흔치 않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씁쓸한 통계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와 함께 일자리 감소라는 현상마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농업의 고용구조가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통해 실시한 농업 고용인력 실태조사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연중 가장 많은 취업이 이뤄지는 6월을 기준으로 2014년 160만41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168만2911명 보다 4.6% 감소한 것으로 7만 명이 넘은 차이를 보인다. 2012년에는 169만5478명이었으니 3년간 연속 줄어든 것이다.

연간 총 취업자도 2012년에는 2011보다 9만8149명이 줄었으며 2013년에는 또 2012년 보다 3만9465명이 줄었다. 2014년에는 무려 73만621명이 감소, 3년간 농업 부문에서 무려 8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일할 사람이 없으면서도 농경지 면적 감소폭은 미미했다. 2012~2014년까지 농경지 면적 변화는 약 173만ha에서 169만1000ha로 2.3% 감소하는데 그쳤다. 경지 이용 면적도 176만6000ha에서 175만400ha로 소폭 줄었다. 농업 생산 지수는 100.7에서 101.3으로 0.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농사지어서 경제생활을 영위하기가 녹록치 않으니 사람을 고용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인건비도 상승했다. 농가경영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농업의 기계화 및 자동화가 인간의 일터를 차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겠지만 돈이 되는 농업 농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력수급 비용을 낮춰 고용안정을 꾀해야 한다.

그래서 농업 부문의 공공 고용서비스 기관을 노동서비스 제공기관으로 확대 재편해야 한다는 관련연구기관의 어느 연구위원의 제안을 적극 검토하기를 바란다.

구직자는 더욱 다양하고 많은 일감을 제공받고 구인자는 이를 통해 편리한 고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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