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23대 농협중앙회장에게 바란다
김병원 23대 농협중앙회장에게 바란다
  • 임경주
  • 승인 2016.03.16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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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대 농협중앙회 수장에 오른 김병원 회장에게 축하의 말을 드린다. 아울러 “농협중앙회의 조직과 문화를 혁신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기를 바란다.

오랜 기간 농협중앙회 이사와 자회사 임원 등을 거쳤기 때문에 ‘준비된 중앙회장’이란 평가도 나오지만 김병원 회장 앞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당장 농협은 창립 이래 최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 농협의 무너진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농협이 제 역할을 못하고 농업인 피 빨아먹는 조직’이라는 따가운 비판이 나온 지 오래다. 여기에는 임직원들의 부정부패가 도를 넘었다는 국민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들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중앙회 재무구조도 좋지 않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63억 원으로 전년대비 47.9%나 감소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 밖에도 농협 경제사업 이관작업 마무리, 부정부패 문제, 도농상생 활성화 방안, 농자재 계통구매 문제 등도 해결하고 넘어야하는 산이다.

농업인들은 무엇보다 지역연합회 설립 및 품목별 연합회 활성화, 중앙회와 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등 회원조합과 조합원의 권한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농업인의 소득보장과 결부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부문들이다. 회원조합과 조합원의 권한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생산 농업인이 살맛나는 행복한 농촌실현에 있어 기본조건이기 때문이다.

또 농협 사업구조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 진정한 판매농협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농업인들은 농협이 농업인의 소득수준을 높이기 위한 생산자조직인지, 아니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체인지 헛갈린다. 생산자 조직이 출하는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해 주면 그만이다. 간단하다. 그런데도 이윤을 남기겠다며 산지 품목을 구분해 유통하는가 하면 지역조합별 수급안정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농협의 불공정 거래로 농약시장이 망가지고 있다는 지적에 비춰볼 때 농자재 계통구매 문제가 과하게 선을 넘었다는 판단이다.

농협이 농업생산 보조 사업을 독점하고 있으면서 농산물 수매권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를 이용한 농협 농약을 구매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영농현장에서 터져 나온다. 농협이 이처럼 각종 정책적 사업권을 이용해 계통구매를 통한 독과점 형태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것은 옳지 않은 행보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결국 전국의 농자재 판매상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나아가 농가에 피해가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협중앙회 조직과 문화를 혁신하고 잘못된 관행 바로 잡을 것 ▲농축협에 대한 컨설팅 기능을 강화해 농축협간 균형 있는 발전 실현되도록 내실 있는 지원 ▲농협이념 교육 강화로 협동조합 정체성을 회복하고 이를 농협 발전의 핵심동력으로 삼을 것 ▲우리 농협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국민의 농협’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이같은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자기반성과 개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굳은 중심을 잡고 세류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 개혁드라이브와 묵은 관행을 타파하는 데는 만만치 않은 저항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김병원호가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김병원호의 안정적인 항해를 위해서는 첫 출항이 중요하다. 그래서 김병원 회장에게 바로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과감한 개혁과 혁신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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