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야의 ‘춘래불사춘’ 안타깝다
축산분야의 ‘춘래불사춘’ 안타깝다
  • 임경주
  • 승인 2016.03.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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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봄꽃이 피고 파란 풀잎들이 제법 자라나 봄이 한창인 것을 대변하고 있다. 완연한 봄이다.

그러나 봄은 봄이지만 결코 봄다운 봄을 맞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축산업분야다. 말 그대로 축산업분야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구제역 때문이다.

2월 17일 이후 충청남도에서만 모두 17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공주 2, 천안 1, 논산 13, 홍성 1건 등이다.

이들 농장에서 살처분 돼 죽어나간 돼지는 3월 21일 현재 1만5969두에 달한다. 여기에 가장 최근에 발생한 논산과 홍성 3곳의 돼지까지 살처분되면 2만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처럼 구제역이 시시각각 터지자 농가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제역 상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구제역이 터져 나오면서 만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백신 청정국에 이름을 올렸던 것이 무색하다.

농식품부는 3월 22일 홍성돼지 농장의 의심축이 구제역으로 확진되자 구제역 확산차단을 위한 선제적인 예방차원에서 3월 18일부터 충남도 전체 돼지농장 및 전국 취약지역 일제조사 등 검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감염된 돼지가 추가로 확인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스스로 구제역 상재화 가능성을 인정한 샘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일제조사는 사전 예찰을 통해 오염원을 찾아내 바로 제거하는 것으로 구제역 추가·확산을 차단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구제역이 또 터질지 불안한 농가들을 안심시키기에는 부족한 해명이다.

좁은 돈사에서 끊임없이 퍼져 나오는 악취와 수시로 드나드는 차량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까지, 이것이 우리 축산의 현실이고 보면 동물복지와 방역의 선진화는 묘연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우리 축산 현장은 구제역을 떠나 그 어떤 가축질병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보다 현대화된 시설과 동물복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장식 사육과 밀식사육이 이뤄지고 낙후된 시설에 청결과는 거리가 먼 현재의 사육 방식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농식품부는 지난 22일 경기도 안성팜랜드에서 2016년 축산분야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축산분야에서 수출 10억7000만 달러를 달성하고 신규일자리 4,700여개를 창출,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제역 발생으로 인근 한우까지 수출길이 막혀 돼지가 ‘민폐 축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터에 너무 진한 분홍빛 이상을 밝힌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표달성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아쉽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시설현대화 지금과 동물복지를 위한 자금지원에 더불어 이들 자금흐름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쾌적한 축산환경은 가축 질병 예방에 보탬이 되고 보다 질 좋은 축산물 생산으로 이어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축산업 분야도 봄을 맞아야 한다. 춘래불사춘이 아닌 진정한 봄을 맞을 수 있도록 축산농가와 정부가 합심해 방역활동과 예방차원의 매뉴얼을 성실히 수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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