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우리 맛닭 전도사 ‘하복농장’ 손길준 대표
[탐방]우리 맛닭 전도사 ‘하복농장’ 손길준 대표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6.05.24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손길준 대표(좌)와 축산과학원 가금과 강보석 농업연구관(우).

일반 닭과 다른 사양관리, 사육법 새로 정립하며 안정화

맛과 품질면에서 독보적 품종 ‘우리 맛닭’ 자부해

세계 종자전쟁에 대비해 1992년부터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종자를 15년에 걸친 품종복원 연구개발 끝에 2008년 ‘우리맛닭’이 탄생했다. 

우리 맛닭은 한우처럼 양계분야에 있어 세계와 경쟁할 우리 고유의 종자로 꼽히고 있다. 축산과학원이 이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산업을 육성해가고자 했지만 타 육계과 달리 녹록지 않은 맛닭 사육은 시범농장 운영단계에서부터 경제성, 긴 사육기간 등으로 중도 포기하는 농가가 생기는 등 순탄치 않은 맛닭 산업을 예고했다.

한협 토종닭을 사육하며 대기업의 육계산업 진출에 다른 틈새시장을 모색하던 하복농장 손길준 대표는 한협을 사육하며 2004년 축과원에서 우리 맛닭 종계를 소규모로 분양 받아 농장 모퉁이에 조그맣게 사육하다, 한협을 정리하고 우리 맛닭으로 품종을 전환했다.

20여년 양계인으로서 살아온 모든 노하우를 결집해 우리 맛닭 사육에 도전장을 내민 것.

그러나 손 대표도 처음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리 맛닭의 고유 특성을 파악하고 기존 하던 방식과 완전히 다른 사육방식과 사양관리시스템을 새로 정립해야 했던 것이다. 

우리 맛닭 사육 농가가 많지 않은 것에 대해 “육계뿐만 아니라 토종닭에 비해서도 사육일수가 길기 때문에 생산비가 많이 들어 농장입장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온도관리부터 질병관리법에도 일반 닭과 큰 차이를 보이고 한협의 경우 출하까지 약 6~70일가량 걸리는데 반해 우리 맛닭은 암탉 출하기준 110일 가량이 걸려 생산비에서 큰 차이가 난다. 

사정이 이러한데 소비자들은 토종닭 또는 일반 삼계탕과 가격을 비교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가 어려워, "삼계탕을 통해 일반 음식점에서 대중성을 갖췄으니, 맛닭은 고품격화를 통한 승부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번만 먹어보면 맛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할 수 있는데 한 번 먹게끔 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손 대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리맛닭사육에 집중해 어느 정도 새로 정립된 매뉴얼로 안정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사육농장이 토종닭 사육 농가 유일 2014년 HACCP인증을 받았고 지난해 부화장까지 HACCP인증을 받게 됐다. 

그는 “우리 맛닭의 경쟁력은 맛과 품질”이라며 “쫄깃한 육질을 좌우하는 콜라겐, 글루타민산, 메치오닌 함량이 풍부해 특유의 육질과 향을 뽐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아맛과 품질에서는 어느 닭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하복농장은 단순 사육에서 벗어나 현재 종계장 및 최근 선산부화장까지 확장해 총 4곳의 사육장에서 25~30만 마리의 우리 맛닭을 사육하는 유일한 연중생산 농장이다. 전체 우리 맛닭 생산량을 추려도 하복농장의 물량과 비슷한 수준. 

손길준 대표는 우리 고유의 맛을 유일하게 계승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장본인이다. 축산과학원에서 종계를 분양하고 관리하지만 관상용이라 핀잔을 받던 우리 맛닭을 먹거리 실용계로 발전시킨 건 손 대표의 노력이었다. 그러나 손 대표의 말 못할 고민도 많다. 농진청 축과원에서 우리 맛닭을 출시했지만 이 산업에 대한 지원이나 활성화 방안은 피부에 닿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에 삼계탕 수출이 전개되면서 우리 맛닭의 훈제요리와, 반계탕 레토르트 등이 수입 타당성을 검증받기 위해 제품을 가지고 현지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올해 직접유통에도 진입해 소비자와 직접 접촉해 맛있는데 비싸다는 인식을 개선하려 한다”며 “보통 유통상인을 거친 소비자가는 1만 3000~4000원정도인데 직접 유통에 돌입하면 1000~2000원가량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유통단계에서 HACCP마크만 획득하면 황금마크 HACCP으로 불리는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게 돼 브랜드 부가가치를 높이고, 높은 위생안전 관리 수준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이라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