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농가의 상생, ‘불협화음 딛고 하모니’
기업과 농가의 상생, ‘불협화음 딛고 하모니’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6.06.30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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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녹색계란, 상생협력으로 농가수익 기여

 
소규모 계란생산을 하고 있는 30개 농가가 설립한 농업회사법인이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다 창립 6년만에 흑자로 전환돼 그 배경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녹색계란(주)는 6월 23일 상생협력사업 보고회를 개최하고 “㈜하림와 상생협력사업을 통해 수년간 면치 못했던 적자경영을 탈피해 올해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녹색계란은 소규모 농가가 유통구조를 개선해 소비자의 식탁까지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을 공급한다는 사명아래 의기투합해 야심차게 2009년 첫발을 내딛었지만, 시작부터 1억원 이상의 적자를 이어가다 2013년 말까지 11억5000만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던 중 올해 첫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그 배경에는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하림이다.
 
■ 주변 우려 불식… 진정성 보인 상생 파트너쉽
 
이날 사업보고회에서는 녹색계란의 사업성장 과정을 보고하고 기업과 농가의 성공적인 상생모델을 제시하는데 그 의의가 있었다. 녹색계란 김희식 대표는 “일각에서 하림그룹이 녹색계란 지분을 60%이상 가지고 있다는 뜬 소문들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실제로 하림은 단 0.1%의 지분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하림계열의 사료도 쓰지 않고 있다”면서 “나 또한 하림이라는 기업에 대한 색안경을 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들의 순수한 의도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문용 하림 총괄 사장도 이같은 우려에 대해 “상생과 행복 나눔은 하림의 경영철학이며 오랜 숙원 사업이다”며 “우리 회사의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농촌의 생존과 농촌 기업의 성공을 위해 우리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성공적인 정착을 돕고자 하는 것”이라 일축하며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이어, “차후 전라북도에도 다음 모델 개발을 위해 논의 중이며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 녹색계란에 대한 사업을 종료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 대농들에 맞선 소규모 농가의 현실
 
녹색계란과 유사한 농업법인에는 ‘다한영농조합법인’이 있다. 1999년 광주지역에서 뜻을 모아 양계 2세대 11농가가 모여 계란을 생산하고, 독자적인 선별집하장(GP) 운영으로 큰 주목을 받은 다양영농조합법은 성공적인 계란생산자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녹색계란 또한 독자 GP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나주지역 30개 산란계농가 55명이 출자해 만든 회사다. 그러나 녹색계란의 GP센터 가동률은 25%를 넘지 못했고 2013년 의욕적으로 증설한 액란설비는 아예 가동조차 하지 못했다. 적자를 이어가 부도위기에 내몰린 상황에 이를 구제한 것은 정부도, 관련 기관도 아닌 ‘기업’이었다.
녹색계란측은 “우리 조차도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경계했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사양 및 품질관리에 대한 기술전수와 수요처, 판로개척 등 생산-유통-판매에 나서서 농가에 힘이 돼 주는 모습에 색안경을 벗게 됐다”고 밝혔다. 상생협력에 힘입어 녹색계란은 GP센터 가동률은 70%대에 진입했고 가공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매출액 92억, 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산란계 업계에 대해 던진 숙제
 
업계 관계자는 “색안경을 벗고 본다면, 하림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이를 지켜본다면, 농가-기업체의 끊이지 않는 분쟁을 초월해 ‘상생의 바람직한 예’로 제시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녹색계란은 농가와 기업이 만든 하나의 작품이라는 것. 6월 24일 기준, 계란 가격은 수도권 139원, 전남도는 5원가량 높은 144원 정도로 유통되고 있다.
그동안 농가가 정부에 대농과 기업에 맞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던 모습을 탈피해 서로 공존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타 기업들도 농가와 상생방법 모색에 분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항간에 떠도는 기업의 종속계열화가 아닌, 전체적인 계란 품질향상과 안정적인 생산 및 납품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농업경영체와 기업이 지속적으로 상생가능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 이것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는 것을 농가 스스로가 자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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