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회사원에서 귀농 3년차, 억대 매출 일구다
[기획②]회사원에서 귀농 3년차, 억대 매출 일구다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6.07.14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축산기획] 돈되는 축산, 염소②-하늘목장 류성룡 대표

“염소 스트레스를 없애야 내 스트레스도 사라져”
다양한 염소요리 개발과 체험단지 조성으로 6차산업 접목할 계획
 
전북 군산시 대야면 약 700평 부지에서 염소 23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하늘목장 류성룡 대표(34세)는 귀농귀촌 3년차 젊은 축산인으로 성공적인 정착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염소사육이 쉽다는 편견 아래 염소산업에 뛰어들어 농장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s)들의 실패와 대조되는 류 대표는 염소사육 3년만에 1억5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류성룡 대표가 생산하는 흑염소가 돈이 되는 비결은 뭘까.
그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염소가 잘 먹고 잘 클 수 있도록 주변 환경과 사료에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사생활에 지친 류 대표는 막연히 귀농을 결심하고 축산분야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누비안 종에 대한 조사와 농장탐사를 시작했으나 방문했던 농장주가 염소를 권유했다고 한다. 류 대표는 “탐방을 다녀보니 내가 가진 1억~2억 규모의 자본으로 규모화 된 양 농장을 경영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권유대로 염소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현재 한국흑염소협회 김운혁 회장의 목장을 방문해 염소산업에 대한 비전과 사육법, 사양관리에 대한 조언을 듣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교적 작은 농장규모에 사육 첫해 40두를 들여와 길렀으나 류 대표도 염소 사육에 대한 노하우나 경험이 없어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염소에 대한 관찰과 사육과정을 기록하며 재기에 나섰다. 힘 쎈 염소에 비해 사료를 덜 먹게 되는 염소를 위해 사료통 배치를 바꿔 들어가는 사료를 각각 달리했다. 이를 통해 염소들이 사료를 균등하게 섭취할 수 있게 됐고 지속적으로 관찰해 염소의 습성과 성격, 특징 등을 알아가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출산 전후 시기가 된 염소와 갓 태어난 염소들에 대해 일정 기간 분리사육을 실시해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을 보장해 준다”며 “특별 사료가 중요한 것은 이 때 영양공급과 휴식이 산자수와 귀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후 20일정도에 구충을 하라고 권장하는 이유도 염소를 가만히 살펴 보다 알게 됐다"며 "20일 쯤 되니까 사료를 다 먹어도 코를 바닥에 박고 더 먹을 것들을 찾더라. 그 과정에서 균이 코에 들어가는 건데, 사료를 섭취해도 배고파 하는 것은 사료가 필요한 영양소와 양을 충족해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사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충을 할 때도 염소는 주사를 맞는 스트레스, 잡히는 스트레스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몸에 뿌리는 구충을 실시한다”며 생후 15일째, 12일째, 7일째, 5일째 실험하며 투여한 결과 2일째 투여해도 무리가 없었고 모기나 파리 등이 염소에 전혀 붙지 않아 이에 대한 염소의 스트레스도 없애줬다고. 
 
이어, “염소를 사람처럼 생각하고 스트레스 근원을 하나씩 없애가기 시작하니 내 고민거리도 하나씩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김운혁 회장이 직접 연구해 사료회사와 합작해 만든 사료를 공급하면서 “처음엔 건초를 구입해 먹였는데 이에 드는 노동력, 시간, 비용 등을 따졌을 때 김 회장이 개발한 풀과 영양소가 적절히 배합된 TMR사료를 먹이는 게 더 합리적이어서 먹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산자수는 연평균 5두 정도, 초산에도 2~3마리를 낳는 경우도 있고 초산에 1마리를 낳더라도 다음 출산에서 반드시 2~3마리를 낳는다고 한다. 폐사율 또한 사고사가 아닌 경우 0%에 가깝다.
 
영양관리 외에도 사육환경이 중요하다는 그는 자신의 농장 부지를 가리키며 “산지축산이 1순위지만 여건이 안 된다면 내 농장처럼 논에서 해도 된다”며 “논에 보리와 풀 등을 풀어 공급하는 사료 외에도 자급자족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후 주변 부지를 더 매입해 농장 규모를 넓힐 예정이라는 류성룡 대표는 염소 운동장을 만들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대표의 염소생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음식점에서 수입육을 쓰는 현실을 조금은 이해하지만,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농가들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염소의 안정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공급과 균일한 염소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생후 20일에서 한 달 사이 거세를 실시해 음식점에서 조리했을 때 염소 특유의 노린내가 나지 않도록 하고 농장에 염소가 조금이라도 운동할 수 있도록 언덕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그는 또, “염소고기의 맛은 충분한 영양공급과 운동량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클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염소구이의 경우 한우 못지 않은 맛과 풍미를 자랑한다”며 “염소숯불구이는 한 번 맛 본 사람들은 절대 그 맛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곰탕 100그릇보다 구이 10인분이 염소 소비가 빠르다고 생각한다는 류 대표. “염소고기 소비 저변확대를 위해 퓨젼요리, 스테이크 등 요리개발이 필요해 이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후 류 대표는 직영 음식점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며 볼거리, 체험장을 겸비한 6차산업화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중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염소산업을 하고 싶다고 하면 물려줄 생각이라는 류성룡 대표는 지속가능하고 돈되는 축산으로 향하고 있는 젊은 축산인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