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세계 보양식 등극’ 머지 않았다
삼계탕 ‘세계 보양식 등극’ 머지 않았다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6.07.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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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부터 중국, 유럽까지 세계로 발돋움 하는 삼계탕

 
지난 6월 29일. 중국 시장을 두드린 지 10년간 닫혔던 중국 삼계탕 수출이 개시됐다. 최근 일본 수출량이 지속적으로 줄어 부진했던 삼계탕 수출은 이번 중국 식탁 진출로 삼계탕 출확대를 견인했다는 평이다. 삼계탕은 초복·중복·말복 등 무더운 날엔 원기를 회복하기 위한 우리나라 대표 보양식으로 꼽지만 앞으로는 세계 보양식으로 꼽힐 날도 머지 않았다. 미국에서 중국 수출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삼계탕의 세계 시장 개척은 이제 유럽을 향하고 있다. 삼계탕의 미국, 중국 수출 성과와 의미를 되새겨 본다. -편집자 주-

국내 축산물의 첫 미국수출, 세계 시장 교두보 마련

중국 블루오션에 도전, 한국전통음식세계화 안성맞춤은 ‘삼계탕’

■ 까다로운 미국에 첫 축산물 수출 쾌거

2014년 7월 삼계탕 수출이 이뤄진 후 선적기간과 전수검사 등 통관과정을 거쳐 2014년 10월 21일부터 미국 내 매장에서 삼계탕이 판매됐다. 당시 수출은 약 202톤, 120만불규모에서 지난해 300만불을 훌쩍 뛰어 넘었다. 당시 미국 수출은 단순 수출품목이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 이유는 미국에 수출되는 국내 축산물이 그동안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시장 공략을 성공했으니 위생수준과 닭고기 산업은 세계 어디 내놓아도 경쟁력 있다는 것을 공인받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미국 또한 2004년부터 10년 동안 미국의 관련 규정과 검사시스템 기준에 부합하도록 동일성 유지하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 미국인도 건강보충은 삼계탕으로

로스앤젤레스 H Mart에서 근무하는 최 성 매니져는 “평소에도 꾸준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여름철 성수기나 추가 할인행사를 시작하면 평소 판매량 2배 이상이 팔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H Mart는 아시아 음식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마트로 한국인을 포함 미국 현지인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상온보관 삼계탕보다는 냉동삼계탕이 여기 사람들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면서 “고국에서 먹던 그대로의 맛을 아메리카 대륙에서 먹을 수 있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 미국수출은 세계시장 교두보

우리나라 삼계탕은 그동안 일본과 대만, 홍콩 등에 수출해 왔지만 일본에 편중됐으며 2013년 엔저현상과 소비침체로 수요가 급감해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다. 미국수출에 힘입어 대만수출이 늘어나면서 2014년 8월 1690톤, 5년에는 2092톤으로 반등하는 추세를 보였다. 수출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던 당시 분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맞이해 미국 검역조건, 위생조건을 충족한 우리 삼계탕은 이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수출 효자종목으로서의 청신호를 밝혔다. 미국수출을 통해 2006년부터 진행했던 중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하림, 마니커 등은 “한국의 전통식품 가운데 단일 품목으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완제품으로 세계화할 수 있는 품목은 삼계탕이 유일하다”며 세계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한류열풍과 더불어 중국관광객이 극찬한 ‘삼계탕’

중국 BGX 펑안궈 부회장 “맛 훌륭해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것” 기대

■ 급물살 타고 진전된 대중국 수출

지난해 10월 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삼계탕 중국 수출 검역·위생 조건’에 합의하면서 후속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후속 협의에 돌입했다. 2006년부터 두드린 중국시장의 문이 마침내 활짝 열린 것이다. 지난해 파악된 미국, 대만, 일본 등으로 수출된 삼계탕은 총 950만 달러 규모로 중국 수출 첫해에 약 300만 달러 가량 수출할 것으로 기대했으며 3년차에는 5배인 1500만 달러(한화 약 177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중 양국 정부 간 수출 검역·위생 증명서 서식 협의 등 후속절차까지 모두 마무리되고 등록된 작업장 업체인 농협목우촌·㈜하림·㈜참프레·사조화인코리아·체리부로식품·교동식품·㈜DM푸드 등이 첫 수출을 장식했다.

■ 중국채비 마친 ‘삼계탕’ 평가

▲ 지난 2월 20일과 3월 25일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본격적인 수출을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삼계탕 시식행사를 개최했다. 농식품부와 한국육계협회는 중국 현지에서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한 전초전으로 삼계탕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삼계탕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이후 중국인 사이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한국육계협회에서는 올해 2월과 3월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삼계탕 시식행사를 개최하고 올해 중국식탁에 오르게 되는 삼계탕을 선보여 중국인 관광객들을 매료시켰다. 5월 6일과 10일에는 한강에서 중국 중마이 그룹 관광객 8000명을 위한 ‘삼계탕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광저우에서 온 장징(Zhang Jing)씨는 “중국에도 계탕이라는 것이 있는데 맛이 비슷해 생소하지 않아 매우 맛있었다. 중국에 돌아가 이 제품이 마트에 있다면 구매해 가족들에게도 삼계탕맛을 전하고 싶다”고 극찬했다. 위윈롱(Yi Yun Rong)씨는 “중국에 이 삼계탕 제품을 사서 가지고 가고 싶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 중국 삼계탕 판매-기대반, 우려반

중국현지 한식당에서는 “2014년 경부터 한국요리에 대한 열기가 일본요리를 앞질렀으며 드라마, 영화에서 한국 음식에 대해 홍보하고 유행을 일으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삼계탕에 대한 인기는 주로 한국과 일본 문화를 접해 본 사람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안전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의 화이트 칼라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통채널 담당자들은 삼계탕 레토르트 제품에 대한 인식이 아직 중국인들에게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치안성마트와 룽마트 삼계탕 판매 담당자는 “삼계탕은 집에서 직접 끓여먹어야 제대로된 ‘건강탕’이다는 인식이 강해 판매가 잘 될지는 미지수다”로 말했다. 북경 롯데마트 측은 “중국인들이 아직 삼계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소비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 지난 5월 6일과 10일 한국으로 단체 포상 관광을 오는 중국 중마이과기발전유한공사 임직원 8000명을 대상으로 ㈜하림, ㈜참프레, ㈜사조화인코리아, ㈜교동식품, 목우촌 5개 대중국 수출업체의 삼계탕을 미리 선보이는 자리에서 삼계탕은 중국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 양대 세계시장 거머쥔 삼계탕… 과제는?

삼계탕에 대해 접해본 외국인들과 그렇지 않은 외국인들의 선호도 차이는 극명하게 갈린다. 중국현지에서도 삼계탕을 접해본 지인의 소개와 권유가 구매하게 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현장에서도 삼계탕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삼계탕이 중국내에서, 나아가 세계에서 트렌디한 식문화로 포지셔닝하기 위해서는 주요 고객층인 젊은 세대 중심으로 삼계탕에 대한 홍보와 이벤트 행사를 이어가고 이미 조리된 완제품도 안전한 식품이라는 인식을 공유해 시장성을 유지해야 한다.

또, 특히 가격에 민감한 중국시장에서는 저가 경쟁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중국 내 삼계탕 매장 담당자들은 “중국인들은 가격이 싼 중국제품을 선호한다”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한국육계협회 삼계탕 수출협의회는 “저가 경쟁은 삼계탕에 대한 이미지 실추와 더불어 질적인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수출업체 간 선점하기 위한 출혈은 최소화 하면서 품질향상을 통한 경쟁력을 갖추자”고 협의했다. 삼계탕이 중국시장에서 온전히 자리잡기까지 각개의 업체들도 브랜드 보단 삼계탕 문화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정부도 이에 대한 행정적, 정책적 지원과 아낌없는 내조가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 이동필 장관도 지난 6월 29일 삼계탕 첫 수출 기념식에서 “정부는 수출시장 개척과 지역별 선호도 조사, 삼계탕 고급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와 보조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는 만큼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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