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價 인하했지만 꿈쩍 않는 우유값
원유價 인하했지만 꿈쩍 않는 우유값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6.08.0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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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인하폭에 따른 소비자가격 인하 사실상 어렵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유통마진 줄여 소비자 부담 완화해야”

이번 달 1일부터 1ℓ당 940원이었던 원유가격이 922원으로 인하됐지만 우유값은 요지부동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원유 가격이 올랐을 때는 유업계가 발 빠르게 우유 가격을 인상한 것과 대조적인 상황에 유업계와 유통업계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유 소비자가격은 2013년 8월까지 2360원을 넘지 않았지만 원유가격연동제 시행으로 원유값이 106원 인상된 이후 유업계는 원가 인상분을 반영한다는 명목으로 9월과 10월 두 달에 걸쳐 214원을 인상했다. 이때 형성된 소비자가격 2572원은 최근까지 유지되고 있다.

낙농진흥회는 통계청에서 조사한 2015년 우유생산비가 하락한 데다 우유 소비정체 등 원유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생산자-수요자-소비자 간 양보와 협상을 통해 이번달 1일부터 18원 인하를 결정했다.

이에 따른 유업계의 소비자가격 인하를 기대했으나 요지부동인 유업계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우유가격 추이, 우유 재고량 등을 검토하고 원유가격 인하에 따른 우유가격의 탄력적 인하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몇 년 간 우유 소비는 감소하고 우유재고는 넘쳐났다. 낙농진흥회 자료에 따르면 우유재고량은 2013년 평균 10만 726톤에서 2016년(1월~5월) 평균 23만 6212톤으로 무려 134.5% 증가했고, 분유재고량은 8034톤에서 1만 8682톤으로 13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농진흥회의 18원인하 결정은 소비자들에게 체감되지 않는 금액일 수도 있지만 낙농 농가 입장에서는 1년 500~700만원(1일 1톤 납유 기준)의 손해가 발생하는 살을 깎는 고통으로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국내 소비 활성화와 원유수급불균형을 잡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유업계에서는 원유값 인하에 따른 소비자가격 반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통업체와의 가격협상과정도 거치려면 시일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 간 우유 소비자가격은 비슷한 데 반해 인건비 등은 올랐고 200㎖제품의 경우 1ℓ당 18원 인하를 적용해도 3원 정도의 미미한 수준의 인하이며 이미 상시 세일 할인 행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원유가격 인하에 따른 소비자가격 적용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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