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③] 축산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 ‘염소’
[기획③] 축산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 ‘염소’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6.08.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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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트렌드에 따라 주력 품종 및 종축  확보·개량해야

재래흑염소…가축유전보존차원 보존만 진행중

최근 변화에 대한 정형화된 전문적인 사육관리법 없어

틈새유망축종 염소산업, 정부 주도적 관심과 지원필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염소고기가 육류시장에서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농식품부도 지난해 1월 직접 나서 흑염소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흑염소산업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흑염소산업은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재원의 투입과 보조,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산업으로 중ㆍ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본지는 정부가 6차산업화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한국형 산지생태축산 모델 구축에 역량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이 두 가지 정책적 움직임에 알맞은 염소사육 선도농가들을 탐방을 마치고 현황과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1)종축문제 (2)사양관리 및 농가 교육 등 현안문제에 대해 2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주-

 

   
 

(1)종축문제

염소는 기존의 보양식이었던 한의원 약재나 중탕 중심에서 최근 육용 소비에 알맞은 외래종, 교잡종을 활용한 염소고기가 한우 못지 않은 맛과 풍미를 자랑해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며 틈새 축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근본적으로 산업이 발전하려면 농가 소득이 어느 정도 보장돼야 하고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국내 염소산업은 우수 종축 개량 및 보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생산이 안정적이지 못해 품질이 안 좋거나 판로 확장·유지에 애로사항이 겹치는 등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수한 종축을 확보, 개량해 농가들에게 보급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한국흑염소협회측은 “최근 육류소비패턴에 걸맞는 품종은 개량종이나 외래종으로 재래 흑염소를 생산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것은 현재로서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소비패턴의 변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육류 생산에 적합한 교잡·개량종을 생산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입을 모아가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 이성수 연구원은 “현재 재래 흑염소만을 다루고 있고 일반 농가들은 보어종 등 외래종과 교잡된 종을 기르고 있다”면서 “농가의 난교잡이 성행해 교잡을 어떻게 하는지 현재 파악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단순 품종 보존 차원에서만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외래종과 경쟁력을 갖출만한 지육 중량 증가에 대한 연구 등은 아직 손을 못 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흑염소 협회 김운혁 회장은 “당연히 고기의 품질, 염소 사육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협회 소속 농가들은 근친에 따른 질병취약, 증체중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교배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축산과학원이나 기타 정부에서 품종에 대한 관리나 종축은 심혈을 기울여 나서줘야 하지만 현재 그렇지 못해 농가들이 관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피력했다.

현재 농가들은 건강식품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탈바꿈해 염소고기를 구이, 불고기, 곰탕, 수육 등 여러 메뉴를 선보이고 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재래 흑염소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어 밀려 오는 수입육에 경쟁할 수가 없다는 판단에서 육류 소비에 적합한 보어종, 교잡종을 사육하게 된 것이다.

2013년에는 재래 흑염소를 특화하고 육성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미 국내산 염소로 둔갑해 수입 염소를 판매하는 음식점이 줄줄이 적발되는 등 국내 재래 흑염소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당시에도 이미 국내 유통되는 염소고기의 70%는 수입육이었고 국내산이더라도 교잡종이 대부분이었다. 

축산과학원은 “재래 흑염소의 고유 가치를 보존하고, 개량종 수입을 통해 우수 개체 확보와 개량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지만 실행에 이르기까지 소요될 시간은 미지수다. 게다가 2006년부터 막힌 호주·뉴질랜드 등의 산양 수입 또한 종축 개량 및 확보에 있어서 대두되는 문제다.

이 문제는 (5)염소농가의 결속력으로 이어지는 문제로 한국염소협회, 한국산양유협회 및 관련 단체와 한국흑염소협회의 이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축산과학원에서도 ‘일단 재래 흑염소 유전자원 보존’이라는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사양관리 및 농가교육

염소는 번식력이 강해 한 마리만 잘 키워도 그 수가 급증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옛말이 있었다. 베이비부머세대들을 필두로 귀농귀촌의 물결이 이어져 왔고 실버산업으로 흑염소 사육이 다른 축종에 비해 비교적 손쉽다는 편견아래 흑염소 사육을 시작하는 귀농인들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염소는 적응성이 높은 가축이다. 그래서 아주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도 잘 적응하고 반대로 강수량이 많거나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도 비교적 잘 적응한다. 또 개체 크기가 작아 소규모로 키우기에도 적당하고 대량으로 사육하기도 편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아직 정립된 정형화 된 흑염소 사육법 및 사양관리법은 없다. 대부분 선도 농가들의 사육법과 사양관리를 소소한 간담회 등을 통해 전달되는 형식으로 산업자체가 영세해 한국흑염소협회에서도 관련 자료를 체계화 하고 내놓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우, 양돈, 양계 등 주요축종에만 집중된 정부정책 속에 흑염소 등 기타축종은 외면당해왔다. 세계 여러 나라와 체결된 FTA에 대한 축산피해 완화 대책에도 흑염소는 없다. 이가운데 흑염소 농가는 1995년 기준 8만호에서 현재 1만호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찬밥신세가 이어지다 보니 제대로된 사육법, 사양관리법 하나 만들어진 것이 없고 이것을 농가가 나서서 정립하자니 전문성, 제반 비용 등에서 엄청난 부담이 되는 것이다.

흑염소의 경우 연간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늘고있는데 반해 사육마릿수는 적어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은 축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흑염소는 다른 축종들에 비해 냄새가 적어 현재 문제되는 무허가 축사 및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민원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발전가능성이 점쳐진다면 가장 기본적인 염소 농가의 사육 교과서부터 정립을 해 가야 하는 것이다. 축산과학원 측은 “포털에서 농업과학기술도서를 집약해 놓은 ‘농서남북’을 검색해 ‘흑염소 기르기’를 검색하면 사양관리에 대해 책을 발간해 놨다”고 밝혔지만 농가들은 “현장상황을 잘 모르고 쓴 것 같다며 이런 방식과 현재는 많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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