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감현권 의원...LG 새만금 진출 무산, 철학부재가 빚은 자업자득
[데스크칼럼] 감현권 의원...LG 새만금 진출 무산, 철학부재가 빚은 자업자득
  • 임경주
  • 승인 2016.08.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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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자본 끌여 들여 스마트팜 유리온실 납품할 뿐, 농업 진출 없다”

LG그룹이 추진해 온 새만금 바이오파크 조성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기로 했다고 한다. LG그룹은 최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산업단지 1공구내 76.2ha(약 23만평) 규모의 스마트 바이오파크 구축 추진을 사실상 중단하고 이달중에 백지화 결정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LG그룹의 이런 결정이 농민단체의 반발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LG그룹의 새만금 진출 포기는 농업에 대한 철학 부재로 인한 자업자득이란 지적이 만만치 않다. LG그룹은 대기업 진출에 민감한 우리 농업계 정서를 고려한 듯, 새만금 바이오파크 조성은 농업 진출이 아니라 자동제어 스마트팜 유리온실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일찌감치 농업과는 선을 그었다.

김현권 의원실과 면담에서 LG CNS는 농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자동제어 유리온실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에 대한 운영 경험을 쌓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작 부지를 매입하고, LG CNS로부터 자동제어 유리온실을 납품받아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생산하는 주체는 영국계 어드밴스 인터내셔널이란 외국자본이었다. 그렇다면 새만금 바이오파크는 국내 대기업의 힘을 빌어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에서 농사를 짓는 첫 번째 사례가 되는 셈이다.

LG그룹내 농관련 계열기업인 팜한농과 LG생명공학 등을 뒤로 한 채 LG CNS는 생산된 토마토와 파프리카는 100% 수출하겠다는 도무지 믿기 힘든 주장을 거듭했다. 단지 자동제어 유리온실을 지어서 어드밴스 인터내셔널에 납품한다고 밝혔다. 이런 LG그룹의 답변을 접한 김현권 의원실은 물론,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들어야 했던 기자들과 농업인들은 허탈할 따름이었다. 

LG그룹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내놓은 대안이라는 것이 고작 ICT 기반시설 납품이었다. LG그룹이 추진하는 새만금 바이오파크에서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도약과 같은 거창한 비전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LG그룹이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런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신선한 대안을 제시하는 진정성을 보였어야 했다고 본다.

우리 농업계를 불편하게 만든 LG CNS관계자의 말을 되뇌어 본다. 

“(어드밴스 인터내셔널이 투자하는) 3,800억원 가운데 자동제어 유리온실 납품 대가로 2,500억원을 LG CNS가 챙긴다고 해서 많은 돈을 버는 것 같지만 7년 동안 벌어들이는 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론 그리 많은 게 아니다”

농업 철학과 국민 공감대가 부재한 대규모 시설원예단지와 ICT 스마트팜 조성사업이 불용예산과 부실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수많은 농민들의 생존권과 우리 농업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사안을 놓고 이렇듯 돈을 앞세운 가벼운 말과 생각이 거듭한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진흥지역 10만ha 해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여당의 규제 프리존 특별법 역시 생각없는 웃음거리로 전락한 LG그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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