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돌발병해충, 종합대책을 세워라
<사설> 돌발병해충, 종합대책을 세워라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6.08.2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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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존에 발생하지 않았던 해충의 발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미국선녀벌레와 갈색날개매미충 등 돌발병해충은 최근 몇년 사이 발생이 증가하다 올해 급격히 늘고 있다. 고랭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위황병도 그중 하나다. 이는 폭염으로 인한 날씨 요인인 것으로 판단하기 쉽지만 실질적으로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돌발병해충이 발생한다.

돌발병해충이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수입개방시대 다양한 △외래병해충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또 유입된 외래병해충에 대한 △검역 및 방역체제가 미처 갖춰지지 못해 병충해의 확산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병해충의 확산을 보이고 있는 측면도 돌발병해충의 발생이유다. 기상이변에 따른 경험하지 못한 생태계의 변화가 그동안 발생했던 병해충의 빈도를 벗어나 일부 이상기온에 적응한 병해충들이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개방화시대 외래병해충이 유입되는 것을 불가피하다고 하는 핑계를 대는 경우도 있지만 개방시대에도 검역과 방역체계를 잘 갖춰 외래 병해충에 잘 대비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EU국가 간 비자도 없이 국경을 통과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검역과 방역제도는 잘 마련돼 있어 병해충의 확산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우리가 유럽에 농산물을 수출하려 해도 철저한 검역제도 탓에 상당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분재의 경우에는 전혀 수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흙 묻은 농산물의 수출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검역 및 방역제도는 구멍이 많다. 그것은 수입곡물을 도입해 운송하는 거리에 외래 유입잡초들이 만연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수입건초에서 구제역 균이 묻어오고, 수입곡물에서 외래잡초가 유입되는 것은 물론 수입종자에서 총채벌레 등 시설원예 외래병해충이 유입됐다는 건 연구자들은 다 안다. 농축산물의 수입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철저한 검역 및 방역제도를 제대로 갖추는 것만이 이를 예방하는 길이다.

최근 고랭지 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위황병의 경우에는 딸기, 무, 배추, 감자 등 여러 작물에서 공동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작물에서는 병징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무, 딸기 등에서 심한 병징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 토양병의 증상까지 보이고 있어 문제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 병의 경우에는 기상이변이 나타나기 이전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던 병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서 위황병은 무에서 큰 피해를 보이고 있고, 한번 병에 걸린 지역은 7년이상의 휴지기를 지나야만 토양오염의 피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은 외국의 병해충발생 상황이나 연구정보의 획득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기상이변에 따른 병해충의 연구도 열대농업을 강화하는 등 열대지역에 준하는 시험연구가 동반돼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상이변에 대비한 열대농업과 이에 상응한 병해충 연구도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요즈음과 같이 폭염이 한달간 지속되는 시기를 필자는 태어나서 처음 경험했다. 그런 환경에서 돌발병해충 또한 처음 겪는 경우가 매우 많다. 누구나 처음 걷는 길은 어렵고 고독하다. 농식품부,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정책당국자와 연구직 공무원들은 돌발병해충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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