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낙농 위기는 ‘모조분유’가 원인
우리 낙농 위기는 ‘모조분유’가 원인
  • 임경주 기자
  • 승인 2016.10.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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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재품 무관세의무수입량 해마다 3%씩 무제한 확대 협상

유업체 무관세 아랑곳없이 혼합분유 사용 고집, 공급과잉 심화

한EU FTA와 한미 FTA가 본격화한 2012년 이후 유제품 무관세 할당 수입에 따라 분유를 비롯한 유제품 수입이 크게 불어났지만 유업체들의 계속된 혼합(모조)분유 수입이 공급과잉 만성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은 “혼합분유는 WTO체제가 들어서면서 200%를 넘나드는 전탈지 분유에 대한 고율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한 분유 대체품목이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혼합분유는 그동안 낙농ㆍ유가공산업의 원활한 수급을 교란하는 복병으로 오랫동안 자리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혼합(모조)분유 수입량

김현권 의원실에 따르면 2008년~2011년 혼합분유 평균 수입량은 2만9882톤, 그리고 한EU FTA와 한미FTA 이후에도 3만2656톤으로 꾸준히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유업체들이 유제품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도 무관세 분유보다 가격이 높은 혼합분유를 굳이 수입하는 이유를 “치즈를 만들고 남은 훼이파우더, 코코아분말, 곡물 등이 혼합돼 있어 가공제품을 만들기 수월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당초에는 분유의 고율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혼합분유를 대체해 사용했으나 오랫동안 혼합분유에 길들여지면서 혼합분유의 특성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온 덕에 가격이 높더라도 혼합분유를 선호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김 의워은 “한미FTA가 발효한 2011년 이래 국내 우유수급의 두드러진 특징은 재고량이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다”며 “이는 한EU FTA와 한미FTA 협상 당시 우리 정부가 유제품 TRQ를 내어줄 때 매년 3%씩 무제한으로 늘려서 수입한다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수입조건을 제공한 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무관세 유제품을 수입하고 나섰는데도 이미 분유수요가 혼합분유에 맞춰진 유업체들은 무관세 보다 관세율 40%의 맞춤식 혼합분유를 더 선호하면서 분유 재고량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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