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여론 무시하고 FTA 확대는 아직도 ‘지속’
농민여론 무시하고 FTA 확대는 아직도 ‘지속’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6.11.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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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FTA 재협상 개시 선언/ 한․멕시코FTA도 본격화

지난 16일 한․중미FTA를 타결한데 이어 정부가 처음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칠레 FTA를 발효 12년 만에 칠레와의 재협상에 들어갔다.

지난 21일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주영환 산업부 장관과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부 장관이 페루 리마에서 제2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 참석하고 ‘한·칠레 FTA 개선협상(추가협상) 개시’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어 내년 2월부터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이 리마에서 카를로스 베이커 멕시코 경제부 차관을 만나 FTA 예비협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2004년 한·칠레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교역 규모가 4배 이상 늘었고, 칠레가 우리 기업의 남미시장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칠레가 중국·일본과 FTA를 체결하는 등 대외 경쟁 여건이 변하면서 FTA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자부는 재협상을 통해 그동안 관세 철폐·인하 대상에서 빠졌던 냉장고·세탁기 개방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칠레산 농축산물 수입도 늘면서 국내 농업 피해가 늘어 이에 대한 농가의 반발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칠레의 관심 품목인 농축산물은 우리 측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최근 농민단체들은 한칠레 FTA 재협상에 대한 국내 공청회가 피해 농민들의 입장은 반영하지 않은 채 요건만 갖추고 추진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한칠레 FTA와는 별도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2개 회원국 중 하나인 멕시코와의 FTA를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PP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FTA를 맺지 않은 나라는 일본과 멕시코뿐인데 한국과 멕시코는 2006년 세차례에 걸쳐 FTA보다 개방 수준이 낮은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을 논의했으나 2007년부터는 SECA를 FTA로 격상해 그해 12월과 2008년 6월 두차례 만나는 등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해 돼지고기 1만331t(3478만달러어치)을 수입하는 등 우리가 FTA를 맺지 않은 국가 중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한 국가여서 돼지고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한농연, 전농 등 농민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농민여론을 무시하고 아직도 FTA 확대는 계속되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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