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업 식민지화 ‘심각’
농산업 식민지화 ‘심각’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6.11.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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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농약-비료산업 수입가공에 불과해 / 종합대책 마련으로 농산업 발전 꾀해야

우리나라 농자재산업의 외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 농산업종합발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내 농업전문가와 농민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농약, 비료, 종자, 사료, 농기계 등 한국의 농자재산업은 외국의존도가 너무 높아 국내에서는 원료를 혼합하는 수준에 불과해 국제시세의 변화나 외국기업의 상황에 따라 상품값이 안정되지 못한 것은 물론 시장구조에 있어서도 허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자산업의 경우 1990년대 말 홍농종묘, 서울종묘, 중앙종묘 등 국내 3대 종자업체가 세미니스, 노바티스 등 다국적 농자재회사에 인수합병 된 것은 물론 그 이후에도 다수의 종자업체가 다끼이 등 일본과 중국의 업체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개발한 종자임에도 외국회사가 인수한 탓에 청양고추가 오히려 외국회사에 로얄티를 물어야 하는 등 해당 지적재산권까지 넘어간 것이다.

농약업체의 경우에도 여건은 마찬가지다 비록 국내 농약업체가 외국기업으로 넘어간 개수는 없으나 대부분의 농약업체들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빌미로 농약원제의 개발에 관심을 두지 않고 외국 원제만을 수입해 국내에서 혼합 가공하는 농약만을 판매해온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농약업체들은 그동안 개발해온 국내시장에 외국 원제회사들이 직접 영업망을 구축하고 시장에 뛰어들어도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농약시장을 외국업체에 그대로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비료산업의 경우에도 국내의 화학비료 회사들은 생산비의 과도한 상승으로 생산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기 보다는 외국에서 생산된 요소, 성분비료, 용성인비, 용가린 등등 회학비료를 수입해 국내에서는 혼합제조해 농민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여건에서 농자재시판상들은 국내 비료회사들이 농협을 통해서만 비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독자적 생산시스템이 없이 혼합판매하고 있으면서도 농협이 독점유통하기 때문에 판매가가 높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판매상들은 자체적으로 성분별 원소비료의 수입을 허용할 경우 시판상이 농협공급가 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사료-농기계-농자재산업의 경우에도 대부분 부품이나 원료의 수입에 의존해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국승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정책평가관리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연구개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농자재산업 기반이 취약하면 성과를 낼 수 없다”며 “시장개방으로 생산기반까지 위험한 상황에서 농업의 투입재 산업이 외국의존도가 높다면 한국농업의 자립기반은 위축될 것이므로 농산업종합발전대책의 마련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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