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미래농업, 이 길로 가자-Ⅳ 축산의 미래는...
[신년특집] 미래농업, 이 길로 가자-Ⅳ 축산의 미래는...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6.12.3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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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낙농체험형, 은아목장

-미래 축산과 닮은 은아 목장, 고품질 원유는 기본

-부가가치 높은 가공품 생산 주력 변화, 힐링단지 조성

-전문성으로 무장한 책임있는 패밀리 비지니스 돋보여

건설회사에 다니던 김상덕(67)씨. 아내인 조옥향(64) 대표가 귀농을 권유한다. 조 대표의 어릴 적 기억 아버지 친구 목장에서 남은 좋은 기억들과 은퇴가 없는 농촌생활에 매력을 느껴서다. 1983년, 조 대표의 나이 29살. 서울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조옥향 대표의 아버지의 고향인 경기도 여주군으로 내려와 2만여평의 부지를 개척해 젖소 3마리로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고능력우로 젖소를 개량해 산유량을 늘려 착유한 원유를 연세유업에 납유하며 정착해가고 있었다.

2000년. 원유파동과 함께 정부는 우유 감산정책을 펴고 젖소를 강제도태하기에 이른다. 조옥향 대표는 1980년대 이미 원유파동을 겪으며 낙농업계 체질개선을 실행한 일본과 유럽의 낙농 선진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두 딸을 유학 보내고 자신은 순천대학교에서 유가공 공부를 하며 유럽으로 선진 낙농을 배우기 위해 연수를 다녔다.

바로 이때 고품질 원유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가공 제품 생산에 눈을 돌린 것이다. 조 대표의 혜안(慧眼)은 적중했고 6년간의 준비 끝에 2006년 낙농진흥회로부터 체험목장 인증을 받아 은아목장은 대한민국 ‘1세대 체험목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 패밀리비지니스…유기적인 역할 분담

은아목장의 일과는 새벽 5시 소젖을 짜는 것으로 시작된다. 직접 짠 우유는 10시 30분부터 각종 체험프로그램의 재료로 쓰인다. 남편인 김상덕 씨는 목장관리를, 조옥향 대표는 전반적인 경영과 유가공 체험 및 제품 생산을, 큰 딸 지은 씨는 파티쉐로 피자, 쿠키 체험과 홍보활동을, 작은 딸 지아 씨는 조 대표와 함께 제품개발 및 낙농체험을 담당한다.

큰 딸 지은 씨는 프랑스 유학길에서 상표 디자인을 공부하고 르꼬르동블루에서 유학하며 파티쉐 자격증을 땄다. 작은 딸지아 씨는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로 진학한 후 일본 낙농대학으로 유학해 낙농업과 유가공을 공부했다. 이렇게 철처히 분담된 각자의 역할과 전문성은 유기적인 목장관리의 초석이 되고 매년 방문객 2만여명, 체험수익 약 2억원, 원유 및 목장수익 약 6억원 등 약 7~8억원 대의 매출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된다.

○ 인식의 전화느 '일터가 아닌 힐링공간'

조옥향 대표는 이곳을 깨끗하게 가꾸는 이유는 가족과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방문객들도 깨끗하고 좋은 자연을 만지고 느끼며 행복함을 느끼면 좋겠다는 소망을 얘기했다. 청결한 목장관리는 양질의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며 동물복지 차원과 쾌적한 근무 환경을 충족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은아목장은 가족들과 관광객이 함께 생활하는 따뜻한 힐링공간으로 설계됐다. 재방문율 80%에 달하는 은아목장은 최근 체험문의보다 목장을 방문해 제품을 만들어 먹고 쉬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때문에 카페, 레스토랑 건물까지 건물을 모두 지었고 내년 봄 개장한다. 또, 원유 착유 비중을 줄여나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가공 제품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유가공 공간 건설 또한 완료한 상태다.

○ 업계 동향 파악, 두 딸도 밝은 미래 혜안

은아목장이 원유 착유 비중을 줄이고 유가공 제품 생산에 주력할 계획을 내세우는 것은 2015년 과잉공급으로 몸살을 앓아 정부주도의 감산정책과 유업체 자체 생산 감산으로 원유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추세기 때문. 또, 전문성을 겸비한 두 딸의 아이템. 요거트, 쿠키, 잼 등 유제품과 유가공 제품등은 적은 원유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장중인 사업이 안정궤도에 들어서면 서울과 분당, 부산에 직판장을 설립할 계획도 그리고 있다는 큰 딸 지은씨. 은아목장은 상표특허 10여개를 취득해 보유하게 됐으며 요구르트 치즈 쿠키 등 5개 제품을 시판하고 있다. 지은 씨는 전공을 살려 가장 맛있는 치즈케이크를 만들어 ‘여주’하면 쌀보다 ‘은아목장의 치즈케이크’가 연상되도록 하는 게 꿈이다.

○ 관광자원으로 으뜸 새로운 소득원

모든 체험은 하루 1회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자연과 맞닿은 은아목장은 젖소모양 트랙터를 타고 목장으로 이동한다. 목장길을 따라 맑은 공기와 탁 트인 초원을 보며 이동한 목장에서 소 젖짜기, 송아지 우유주기 등 낙농체험을 진행한다. 이후 당일 이른 아침 짠 신선한 우유로 요거트와 치즈, 우유잼 등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은아목장의 건강한 고집이며 이 고집은 고품질 유가공 제품으로 이어진다.

방문객의 40%가량, 약 8000명은 외국인으로 특히 밀크 요거트 푸딩 및 아이스크림 만들기의 인기가 많아 예약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체험장을 다녀간 외국인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주변인에게 은아목장을 소개하고 여행사에 은아목장 체험일정을 요구한다고.

취재 당일 중국에서 온 한 관광객은 “다른 동남아 국가 여행도 가봤는데 이런 좋은 농촌 환경에서 직접 체험하며 먹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며 체험프로그램에 흡족해 했다. 동행한 가이드는 “특히 중국 및 대만 부유층에서 한국 여행 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던 은아목장을 꼭 가보고 싶어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은아목장

큰 딸 지은 씨는 ‘자연을 닮은 목장, 은아목장’을 유지하기 위해 매 순간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 가족들은 끊임없이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끝없이 공부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며 업계 동향을 살핀다.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고난과 좌절의 시기를 발전과 도약의 기회로 삼는 기업가 마인드 또한 쉽게 갖지 못할 배포다.

또한, 낙농가 최고의 명예인 ‘홀스타인 품평회’에서 소규모 낙농가로 그랜드 챔피언을 2회나 차지하는 등 각종 수상에 빛나는 은아목장의 과학적인 사양관리와 혈통보유 또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깨끗한 목장에 우수한 젖소에서 생산된 고품질 유가공 제품과 다채로운 체험 및 팜스테이 연계는 방문객을 유인하는 충분한 콘텐츠가 되며 체험공간에 적절히 구비된 편의시설과 허가∙인증 등 또한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 축산의 미래, 정부주도 보다 농가주도형

은아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옥향 대표의 경영철학과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큰 딸 지은 씨를 통해 축산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알아봤다. 고품질 원료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역할 분담, 청결한 목장관리는 축산 전반에 걸쳐 귀감이 될 만한 대목이다.

현재 은아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큰 딸 지은 씨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농가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체험목장과 유제품 생산에 있어 전문기술력이 필요하겠다는 조 대표의 생각에 두 딸을 직접 전문가로 양성했다. 농가주도형 6차산업화는 농가 스스로 트렌드에 예민하게 작용하고 관련된 공부를 이어가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준비하고 도전한다.

낙농 2세는 물론, 농·축산 청년 후계농업인을 농촌으로 유인할 수 있는 카드는 바로 이것이다.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한 걸음 큰 도약을 위해 산업과 산업을 접목해 하나의 차별화된 모델을 만드는 것. 이 가운데 전문성을 겸비해 1차 산업 위주의 6차산업보다는 질 좋은 1차 산물을 통한 2, 3차 부가가치 창출을 꾀하는 것. 축산업이 돈 되는 사업으로 보다 더 밝은 미래를 꿈 꿀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은아목장도 농장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해 관리를 하면서도 두 딸은 유가공 제품과 체험활동에 집중해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중이다.

지금은 목장관리보다 경영이 필요한 시대다. 한국낙농육우협회도 연 2회에 걸쳐 후계 낙농인들의 목장 경영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은아목장과 같은 모델은 지자체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개선돼야 할 것과 필요한 유인책들도 많다. 수많은 인증사업과 행정적 절차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앞으로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과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통합되면 식품위주로 인증 및 허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또한, 가족농 및 청년들이 축산업에 뛰어 들기까지 체계적인 교육과 양성과정이 과제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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