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탓 하더니…항체 형성률 100%농가도 구제역 노출
농가 탓 하더니…항체 형성률 100%농가도 구제역 노출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7.02.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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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수의사 접종 농가도 항체 형성률 낮아…물백신 논란
   
 

충청북도 보은에서 100% 항체 형성률을 보인 한우 농장에서도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여 살처분됐다.

또, 공공 수의사가 접종한 농가도 항체 형성률이 낮게 조사돼 지난 7일, 농식품부의 브리핑을 통해 밝힌 ‘농가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구제역 발생’이라는 원인분석이 무색하게 됐다.

공공 수의사들이 백신을 접종한 50두 이하 소규모 농가에서도 기준치 이하의 항체 형성률이 나왔다. 농가가 제대로 접종만 했다면 90% 이상 항체가 형성된다던 정부의 발표와 농가에 떠 넘긴 책임을 전면으로 뒤집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충청북도 보은군의 구제역 발생 지역 3km 내 소에 대한 항체 형성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 수의사가 직접 접종하는 농장 중 두 곳은 75%, 68.8%로 기준치 이하의 성적을 나타났으며 18.8%의 항체 형성률을 보인 농가도 있었다.

가축전염병예방법상 형성률이 80%를 밑도는 소 사육농장에는 구제역 등의 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과태료가 부과된다. 1차 적발 시 500만원, 3년 이내 2번 적발될 시에는 추가로 400만원, 3차 적발 때는 1000만원을 내야 한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농가의 도덕적 해이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해 공분을 샀던 정부는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충북도 방역관계자는 “수의사가 직접 접종을 한 농장에서도 기준치 이하의 항체 형성률을 보인 원인에 대해 조사를 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백신을 놓을 수의사가 부족해 빠르게 많은 농가를 다녀야 하다 보니 접종을 느슨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백신의 효능을 따지는 물백신 논란까지 가중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세계표준연구소 자료상에 적합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백신 효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14일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현재 50두 미만 공공 수의사가 투입돼야 할 농장의 소는 110만 마리이지만 우리나라 공공 수의사는 884명에 불과하다”면서 “수의사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수 장관은 “충분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방안을 강구하고 수의사들이 축산 현장을 기피하지 않도록 유인책을 만들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충북도는 도내 사육중인 모든 한우와 육우 20만두에 대해 12일까지 백신접종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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