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 인터뷰] 이진모 국립농업과학원장
[창간기념 인터뷰] 이진모 국립농업과학원장
  • 임경주 기자
  • 승인 2017.03.3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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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현장 수요에 부응한 융․복합 기술개발 및 현장기술 지원에 헌신할 것”

쌀가루 전용 품종, 식미 떨어져 밥쌀용 불가...쌀가루가 밀가루 20만 톤 대체 전망

△부임한지 1년이 됐다. 그간의 소회를 말씀해 달라.

=그동안 농업 R&D 중추기관으로 농업과학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농업‧농촌 발전 및 농업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한 창조적인 농업과학기술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1년간 4가지 프로젝트를 중점 추진했다. △기관운영 면에서의 소통과 협력을 통한 ‘제자리 찾기’ 프로젝트를 △인력운영 면에서의 전문 분야별 ‘달인 만들기’ 프로젝트 △사업운영 면에서는 수요자가 만족하는 사업 만들기 프로젝트 △홍보강화 측면에서는 수요자가 칭찬하는 농업과학원 만들기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와 함께 현안문제 해결과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위해‘TOP5 융복합 프로젝트’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밀가루 대체 쌀가루 산업 활성화 △차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 개발 △밭농업 기계화 및 고부가가치화 △반려동물 산업화 지원 기술 개발 △곤충이용 식품 및 의약소재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짧은 기간이었지만 소속 직원들의 많은 노력으로 농업인 및 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고 농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도출하게 된 점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미래 농업환경 변화와 영농현장 수요에 부응한 융․복합 기술 개발 및 현장 기술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말씀하신 TOP5 융복합 프로젝트 중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는 쌀가루 산업을 설명해 달라.

=밀가루는 연간 200만 톤이 소비되고 있지만 가공용 쌀 수요량은 40만 톤 수준(대부분 저가․재고미)으로 정체 상태에 처해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6년 127.7kg에서 2016년 61.9kg으로 줄었다.

따라서 전용품종,품질기준, 제분기, 가공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쌀가루 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 원은 제분기, 품질기준, 가공상품 개발을 위해 건식 쌀가루 품질기준 설정하고 용도별 입자크기, 적정 아밀로스 함량, 적합품종 등 기준을 마련제시 했다. 즉 빵용, 증편용, 면용, 쿠키용, 백설기용, 절편용으로 세분화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건식 쌀가루 분쇄기를 개발한 것도 쌀가루 산업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통해 쌀가루 가공제품의 품질향상은 물론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건식 쌀가루 절편, 쌀면용 소스 4종, 쌀 발효음료 등 3품목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며 ‘체지방 감소효과’가 있는 흑미를 이용한 제품 개발과 사업체에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 추진으로 심각한 쌀 수급문제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쌀가루 전용 품종은 밥쌀용으로 쓸 수 없어 쌀 수급에 영향 없고 △연간 소비되는 밀가루 200만 톤 중 10%인 20만 톤을 쌀가루가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새로 개발한 전용품종은 밀가루와 가격차가 크지 않고 웰빙이란 트랜드에 맞아 다양한 형태로 국민 식생활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재배 환경을 제어하는 스마트팜 기술 연구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관리가 어려웠던 온실과 축사에 제어기기 통신개념을 도입, 스마트폰을 활용(물‧양분 자동공급, 원격 정밀제어 등)해 품질·생산성을 높이는 첨단농업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스마트팜 ICT 부품‧장비 표준화 △1세대(편이성)→2세대(생산성 증대)→3세대(수출형)등 모델 개발 △스마트팜 빅데이터 수집 확대 및 생산성 향상 컨설팅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는 시설원예에 4천ha(시설현대화 면적의 40%), 축산농가 730호(전업농의 10%)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팜 현장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수준별 3단계(기본·전문·심화) 교육 추진(17과정, 550명)하고 있다.

△논농사의 기계화에 비해, 밭작물 기계화는 미진하다. 밭작물 기계화를 위한 사업은.

=재배규모 영세화, 경지정리율 저조, 지역․작물별 재배양식 다양화 및 적합품종 부족 등으로 밭작물 기계화율은 현재 56% 대로 저조하다.

이 때문에 파종·수확까지 전과정 기계화, 적합 품종개발, 재배기술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밭작물 기계화율 목표도 2016) 56.3%에서 2017에는 65%로 끌어 올리고 2020년에는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형·경량의 고령· 여성친화형 밭작물 작업 기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곤충을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는 등 곤충산업이 뜨고 있다.

=곤충은 지구상 생존하는 생물체 중 가장 많은 종(180만종)으로 화장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곤충시장 규모는 2015년 8천억 원 규모에서 2020년에는 1조8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곤충산업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집중되면서 사육농가도 급증하고 있다. 2013년 384농가에 2016년에는867농가로 늘어났다.

우리 원은 곤충의 기능성 발굴과 신소재 개발을 위해 기능성 물질 구명하고 있다.

식용곤충 유래 항혈전(흰점박이꽃무지), 혈행(血行)개선·항산화·인지기능개선(갈색거저리, 화분, 익힌 숙잠) 효능 등을 구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곤충자원을 활용한 신소재 및 가공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곤충유래 의약소재 물질탐색 및 효능구명 △식용곤충 분말을 활용한 고단백 영양균형식품 개발 △식용곤충 이용 질환별 환자식 메뉴개발 및 임상영양연구(세브란스병원) △왕지네 유래 항생물질(스콜로펜드라신)을 이용한 아토피 화장품의 용도를 다양화(화장품 → 비누, 패치, 팩) △실크단백질 이용 치주조직 재생용 차폐막 실용화 및 봉독을 이용한 인체적용 의약품 원료 등록(뉴트라팜텍 공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폭염, 가뭄, 냉해 등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농과원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연구들을 추진하고 있는가.

=우선 밭작물에 대한 물 절약 관개기술 및 밭 가뭄 예·경보 서비스 체계 구축으로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는 물 부족 조건별 밭작물 관개량 산정을 콩에 적용하고 2018에는 옥수수, 배추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 밭 가뭄 현황 및 예·경보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전국 토양수분 관측망을 2015년 124개소에서 2018년까지 164개소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상기상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농장맞춤형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500㎢(3개 시․군)에 대해 서비스를 했고 올해부터는 6000㎢(10개 시․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주요 서비스 내용은 농장날씨(기온 등 5요소)와 농장재해(동해 등 7요소)이며 서비스 방법은 휴대폰 문자서비스와 인터넷(http://new.agmet.kr)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원격탐사를 활용하는 기기 5대를 활용해 채소 주산지의 생육현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재배현황 맵 제공은 2016년 배추·무에서 올해는 양파·마늘까지 확대하고 2018년에는 고추를 추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상기상에 따른 새로운 병해충 발생이 늘어남에 따라 병해충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속 정확한 예찰‧진단‧방제 종합관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등에서 날아오는 해충을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공중 포집장치’를 개발해 신속 정확하게 해충을 예찰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또 DNA 분자마커를 이용해 병해충을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병해충 진단 표준 매뉴얼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현재 한국 농기계기 산업은 수출에서 활로를 찾으려 하는데 원천기술이 부족한 현실이다. 농기계의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농식품부, 농과원, 농기계조합(기업)의 공조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농과원은 농촌현장에서 필요성은 높지만 경제성 부족 등으로 민간제조업체에서 개발을 기피하는 연구와 첨단공학 응용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농업기계화와 첨단화에 기여하고 있다.

밭 농업기계 및 작업기, 스마트팜 기계 및 시스템, 에너지절감, 내재해 온실, 수확 후 관리, 농기계 안전이용, 농업인 안전보건 등의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제조업체는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 대형 농기계 중심으로 개발,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농기계 기업은 수출을 통해 국내 농기계 시장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유지해 왔지만 수출입 금액비중은 수출 65.6%(2015년 5억9000$), 수입 43.1%(2015년 2억1000$)에 그치고 있다. 또 최근 수출성장이 둔화되고 국내시장에서는 오히려 외국산 농기계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산 국내시장 비중은 30.1%(2010년 194억 원)에서 36.3%(2015년 260억 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는 국산 농기계가 유압제어, 전기전장 부분에서 외국산에 비해 잔고장이 상대적으로 많고 품질이 낮은 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영농현장의 평가를 기초로 하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 원은 밭 농업기계화 기술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밭 농업기계화연구팀을 2015년 신설, 현재는 연구인력 8명, Top5 프로젝트 수행하는 등 핵심 조직으로 성장했다.

특히 우리원에서는 농업현장 연구는 물론 국산 농기계 수출 확대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연구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품질향상과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하여 산업체 등과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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