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소 위에서 사료첨가제․세제 만드는 ‘효소’ 발굴
흑염소 위에서 사료첨가제․세제 만드는 ‘효소’ 발굴
  • 임경주 기자
  • 승인 2017.05.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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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효소 분해능력의 2배…수입 의존도 높은 국내 시장 겨냥

효소는 생물이 만드는 단백질로 복잡한 화학반응의 속도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친환경적인 특성 덕분에 기존 화학재료보다 고부가가치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한국재래흑염소의 위(胃)에서 사료첨가제와 세제로 바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분해 능력이 뛰어난 효소 유전자 55개를 발굴하고 유전공학기법을 활용해 이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국내 산업용 효소시장은 연간 1000억 원 규모(약 7000톤)이나 대량생산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9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효소 활용제품의 최종가격은 수입 효소 가격에 많은 영향을 받는 데 산업용 효소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50%)을 차지하는 사료첨가제 생산에 발굴한 효소를 활용한다면 사료비 절감 효과로 축산 농가의 소득향상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천연세제, 프리바이오틱스 등 기능성 식품소재, 2세대 바이오에너지 생산과 같은 다양한 산업분야의 원천소재로도 활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볏짚 사료만으로 사육한 한국재래흑염소 위에서 반추 위액과 소화물의 미생물 DNA를 채취하고 다시 이 DNA를 추출해 얻은 유전자 조각을 실험용 대장균에 넣어 ‘유전자은행’을 만들었다.

이를 활용하면 흑염소에서 효소를 추가 채취하지 않아도 원하는 효소 유전자를 찾아 낼 수 있다.

연구진은 빠른 산업화를 위해 효소 유전자를 바실러스균에 넣는 과정을 추가했다. 이렇게 하면 세포 안에서 효소를 채취하는 작업 없이 효소가 세포 밖 배양액으로 자연스럽게 추출돼 생산단가를 30% 정도 낮추고, 순도를 높일 수 있다.

최유림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번 성과는 축산미생물 자원을 활용한 생물신소재 개발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축산미생물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도록 산업체와 협의해 기술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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