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뭄, 올 식량자급률 급감 예상
심각한 가뭄, 올 식량자급률 급감 예상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7.06.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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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생산조정제 도입해 농가지원 나서야

하지가 지나 이모작 논에도 모내기를 끝내야 할 시점인데도 장기적인 가뭄으로 일부 지역에서 모내기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물론 모내기를 마친 논도 논바닥이 갈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벼의 가지 움트기인 분얼(分蘖)이 되지 않아 일부 농가에서는 정상적으로 수확이 불가능한 상태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전국의 모내기 상황은 전체 면적의 절반이 넘는 6504㏊가 이앙을 하지 못했고, 나머지는 모를 심었지만 정상적인 생육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모내기 피해면적은 간척농지 8400㏊(65.1%), 일반농지 4511㏊(34.9%) 등 전국적으로 1만291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염도가 높은 간척농지의 피해면적이 약 8400㏊로 전체의 65.1%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역별로는 간척지가 많은 충남이 8316㏊로 가장 넓고, 그 다음은 전남 3142㏊, 경기 991㏊, 경남 126㏊ 순이다.

더구나 충청남도에서는 가뭄으로 인해 밭작물 34ha에서 시듦과 말라죽은 현상이 보고돼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전남 무안군 운남면에 있는 구일간척지의 경우에는 약 300㏊ 농지 중 200㏊에 모를 못 심었고, 100㏊는 모내기를 마쳤지만, 그중 약 절반은 모가 말라죽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모내기를 마쳤어도 분얼이 되지 않아 생육부진으로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 예상되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의 박세환 씨는 “워낙 가물어 논이 말라 갈라진 것은 보통이고, 이 때문에 벼가 분얼로 순이 여럿으로 나뉘어야 벼꽃도 많이 피고 낱알도 많이 달리는데 분얼 자체가 안되고 있다“며 ”지금도 상황이 엄청난 감수가 예상되는데 앞으로 열흘 정도만 더 비가 오지 않으면 아예 수확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들은 쌀 생산조정제나 휴경직불제 등의 방식으로 농민들을 구휼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농연중앙연합회 마두환 사무총장은 “올해에는 구제역이나 AI로 전국적인 축산농가의 비상상황이 이어졌지만 일반농가들도 마른 우박에 의한 과수-밭농가의 피해에 이어 엄청난 가뭄에 의한 저수지 고갈과 이에 따른 논과 밭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재해보험이나 생산조정제의 도입으로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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