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코어십(Coreship)
[기자 수첩] 코어십(Coreship)
  • 신재호 기자
  • 승인 2017.06.23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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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호 식품·유통 팀장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들의 달리기 경주는 결국 느리지만 꾸준히 걷는 거북이가 승리한다. 그러나 이들의 경주로에 강이 있었다면 누가 이겼을까. 여기에서 우리는 ‘코어십(Coreship)’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한 육아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 같은 설정을 해 놓고 거북이가 토끼를 등에 업고 헤엄쳐 강을 건너는 장면을 교육한다. 이러한 도움을 받은 토끼는 반대로 거북이를 땅에서 등에 업고 결승점에 동시에 도달한다. 바로 관계성 그리고 친근감을 강조하는 코어십이다.

최근 가락시장의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의 코어십이 사라진지 오래다. 도매법인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고 중도매인도 과실부는 과실부 나름대로, 채소부는 채소부 나름대로 분쟁이 거듭되고 있다. 하물며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의 코어십을 기대하기는 사실 상 어렵다. 도매시장 내 유통인들 간의 협업을 통해 대형유통업체 등 소비지의 타 유통 채널에 대응해 나가도 모자랄 판에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것인지 조직 이기주의가 판치고 있다.

결국 서울시의회도 이들의 분쟁에 휘말려 생산출하자를 고려치는 않고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 촉구 건의안을 내놓았다.

서울시의회의 건의 사항은 중앙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접근했지만 도대체 농업인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다수의 생산출하자 대표들이 상장예외품목 지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는데 또 다시 시장도매인제도를 가락시장에 도입할 것을 건의했다. 특히 업무규정 개정 시 농식품부의 승인 범위를 조정하고 도매시장법인 지정과 평가 권한을 개설자인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할 것을 주문했다. 도매시장의 모든 재원은 산지 출하주로부터 나온다. 농산물이 출하되지 않고서는 도매시장이 운영되지 않는다. 이는 서울시의회가 표심이 전혀 미치기 어려운 산지 농업인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밖에 불 수 없다. 유통인 스스로의 코어십도 요구되지만 서울시의회와 서울시도 이들이 합심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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