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하차거래, 산지 지원 대책이 ‘우선’
무 하차거래, 산지 지원 대책이 ‘우선’
  • 신재호 기자
  • 승인 2017.09.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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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하시설 태부족·물류비 지원 절차 복잡, 불낙 시 추가 비용 우려

한유련, 하차거래와 상차거래 병행 추진 주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 15일 청과동 3층 찾아가는 회의실에서 무, 배추 산지 출하자와 유통인 등을 대상으로 ‘가락시장 무 하차거래’ 공청회를 개최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에 치우쳐 출하자의 입장을 고려치 못하고 강행되는 하차 경매에 대해 산지유통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 15일 가락시장 청과동 3층 찾아가는 회의실에서 무, 배추 산지 출하자와 유통인 등을 대상으로 ‘가락시장 무 하차거래’ 공청회를 마련하고 현재의 차상거래로 인한 비효율적인 물류시스템, 위생·안전 그리고 상품성 하락 등의 문제점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서울시공사는 시설현대화에 맞는 선진 유통 물류 체계 구축을 위해서 하차거래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건립되는 가락시장 채소 2동 경매장의 경우 차량 진입이 불가하고 폐쇄형 정온시설로 지어지는 만큼 이곳에서 취급되는 농산물의 하차거래 정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출하자들은 하차거래에 앞서 노지채소의 산지 집하시설 확대, 팔레트 등 물류비 지원 정산 등록 절차의 간소화 등을 요구하며 하차거래와 현행 상차거래 병행 추진을 주문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이하 한유련) 사무총장은 “농산물 유통에 있어 팔레트를 사용하면 편리하지만 고령의 출하자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한 전산 등록 시스템 자체가 너무 복잡하므로 이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출하자들이 물류기기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전산 시스템을 통해 정부에 물류기기 사용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보조금이 확정되면 한국파렛트풀(KPP) 등 물류회사에 보증금 또는 보증보험증권을 납부해야 팔레트를 대여 받을 수 있다. 이는 팔레트 분실 시, 물류회사 손실을 막기 위한 방안이지만 이에 앞서 물류기기 관리기반 체계가 마련돼야 출하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문대헌 한유련 제주회장은 “월동 무를 현재 비닐마대에 포장해 컨테이너에 담을 때 보다 골판지 상자로 실으며 공간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골판지는 비, 눈, 바람 등 기상 환경에도 취약하다”며 “팔레트 출하는 결국 물류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추 출하자는 “과일 등은 산지유통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선별 및 포장화 작업이 용이하지만 현재 제주도에 무 세척장은 20% 이내에 불과하다”며 “물류기기 지원에 앞서 소규모 출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김진섭 한유련 서울경기회장은 “현재 차상경매와 하차경매를 병행 추진해 달라고 서울시공사에 수 차례 요구했는데 이를 묵살했다”며 “수원, 대전, 광주 등 타 도매시장과 달리 가락시장은 왜 꼭 팔레트만을 고집하냐”고 되물었다.

더불어 출하자들은 포장 비용 상승과 불낙 시 발생되는 추가 비용에 따른 문제점도 지적했다. 포장화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물류기기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또한 불낙이 발생할 경우, 기존 상차거래에서는 바로 타 도매시장으로 이동하거나 다음 날로 경매를 연기할 수 있지만 하차거래를 하면 다시 상차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또한 정만기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 조합장은 서울시공사가 하차거래로 무 전체 평균 가격이 10% 상승했다는 성과에 대해 “등급에 따른 경매로 중도매인이 원하는 특정 등급은 경락가격이 상승했을지 몰라도 그 외에 등급은 무 도매가격이 500원, 600원에도 경락되는 등 오히려 평균 가격이 하락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백현길 한유련 회장은 “출하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서울시공사가 서울 등 수도권 시민을 위한 하차거래를 강행하고 있다”며 “출하자에 대한 충분한 교감과 함께 산지집하시설, 포장비용 등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책을 먼저 내놓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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