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농가 '염소 수입 반대' 목소리
정부 주도 염소 혈통 보존·개량 요구
염소업계가 수년간 종축 수입문제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염소농가들이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염소 수입 반대' 집회를 벌이면서 종축 수입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일부 한국염소축산업협회와 한국흑염소협회 회원들은 21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염소 생축 수입 반대' 항의 집회를 열고 종축·개량에 대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염소산업 육성 △정부주도 염소 종축관리 △염소 생축 수입 반대 △냉동수입육 쿼터제 등을 외치며 삭발식을 거행하고 농식품부 앞으로 전진하다 배치된 경찰병력과 충돌을 빚는 등 강도 높은 집회를 벌였다.
집회에 참여한 염소농가 이원직 씨는 "생축 수입으로 가장 큰 타격은 가격하락이다"며 "염소 가격이 몇달 째 생산비 이하인 kg당 7000원 선에서 유지되는 상황에서 수입까지 이어진다면 농가들의 피해가 극심해 질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일반 사육 농가들에 전가된 종축관리를 종축개량협회나 축산과학원에서 전담해야 한다"며 "종축수입이라는 미명아래 개인들이 주도적으로 생축 수입에 나설 경우 이들의 잇속에 따라 산업이 좌지우지될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2014년에 국립축산과학원과 지용국 전 흑염소협회장은 종축 개량을 위해 수년간 인공수정 관련 연구를 진행했었지만 결국 흑염소는 인공수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씨는 "실험 성공이 더디더라도 정부 연구기관의 인공수정 사업을 통해 농가와 산업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야지, 수입이 능사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한국흑염소협회 중앙 사무국은 이번 집회 농가들과 다른 입장을 내놔 이번 염소 수입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운혁 한국흑염소협회장은 "생체 수입에 대해서는 협회도 반대 입장이지만 종축 개량을 위한 수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소비자들이 선입견을 갖고 있는 흑염소의 특유의 누린내를 잡고 지육량이 많은 해외 우수 종축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염소 요리가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을 때 소비가 활성화되고 염소 가격이 높아지므로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해외 우수 종축 수입은 염소산업의 필연적인 과제다"고 강조했다.
양 단체가 서로 농가 대표성을 문제로 실체를 부정하는 가운데 향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번 염소 수입 반대 집회에 대해 즉답을 회피하고 한 발 물러선 상태다. 수년간 염소산업 발전계획 수립과 종축 수입 등에 대해 현장 의견수렴을 해 왔지만, 관련 단체마다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집회에서 농가들이 요구한 염소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농가들의 일치된 목소리를 보낸다면 적극 검토할 수 있으나 종축 수입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