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개혁, 외부적 충격 필요…"농협 자정능력 상실한 지 오래"
농협 개혁, 외부적 충격 필요…"농협 자정능력 상실한 지 오래"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7.10.31 13: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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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개혁, 농민은 간절…당사자는 의지 없어

농협 적폐 청산, 정치권 개입 등 외부충격 필요

농협 적폐 청산을 위한 개혁의지가 농협 내부에서는 없다는 주장이 전직 농협 조합장으로부터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지난 26일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와 전국한우협회가 개최한 ‘농협 개혁을 말한다-농민들은 왜 농협의 적폐청산을 이야기하는가’ 좌담회에서 김순재 전 창원 동읍농협 조합장이 이같이 주장했다.

김순재 전 조합장은 농협 개혁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농협 내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인사들은 사실상 농협 개혁에 대한 의지와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중앙회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 모든 지역농협 의사결정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어 내부로부터의 개혁은 사실상 물건너 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도 “농협 개혁에 조합원과 농민들이 나서야 하지만 농민단체들이 농협으로부터 이런저런 혜택을 받고 있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좌담회에서는 농협 내부의 개혁의지가 없다는 실태를 드러내면서 농협개혁을 위해 외부적 요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농협 개혁에 대한 물살을 내년 하반기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까지 이어가야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어 농협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0일 열린 국회 농해수위 종합감사에서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이 나란히 증인석에 앉아 이목이 집중됐다.

개혁 물결 내년 전국 조합장 선거까지 이어야

상향식 개혁과 정치권 등 외부적 압박 병행

중앙회 입김 차단, 농협 사업구조 파격 개편 제기

조병옥 사무총장은 농협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농민단체 간의 연대와 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중·장기적인 대안을 내놨다. 

조 사무총장은 “장기적으로는 농민으로부터 시작된 개혁을 이어 나가면서 단기적으로는 정치권을 통해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강제하는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개헌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으로부터 시작될 때 협동조합에 대한 의제까지 포함시키는 전방위적인 노력도 유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부언했다.

김순재 전 조합장 또한, “외부 정치적 개입과 조합원이 중심이 된 ‘아래로부터의 개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고 강조했다.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몸집이 거대해진 농협을 상대로 개혁을 단행하려면 상향식 개혁과 국민으로부터 주어지는 권력을 통한 압박을 병행해야만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20일 열린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셀프 전관예우'와 과다 임원수당 및 퇴직금 지적에 "잘못된 생각이라는 판단에 취소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짧고 무미건조한 답변을 되풀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인 대안과 함께 구체적인 농협 개혁 방안도 제시돼 관심이 집중됐다.

(사)자치와 협동 이호중 국장은 “농협 회원조합의 하향식 통제, 사업독점과 지도감사·감독권의 중앙회 집중, 중앙회가 회원조합으로의 지침하달 등으로 인해 회원조합의 권한을 침탈하고 있다”면서 “품목조합 결성시 사실상 중앙회가 이를 방해하고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과 연합회의 설립을 지원할 수 있는 기구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 조합간 공동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다양한 영농조합과 일반협동조합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헌목 우리농업품목조직화지원그룹 상임대표는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신용사업을 통폐합해 금융회사를 만들어 그에 따른 지분을 농민조합원들에게 나눠주자”라는 파격적 제안도 내놨다.

이 대표는 “프랑스의 농업협동조합이 농업은행을 설립해 60%는 농민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고 40%는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등 해외 사례도 있다”면서 “농협사업에 큰 축인 신용사업을 손봐야 진정한 농협 개혁이 이뤄지고, 농민들이 농협 사업에 주인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농협 적폐청산 및 개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농민을 위한 사업방식과 구조 개편과 이를 위한 농협의 전향적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김 회장은 “현재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은 농협의 몸집 불리기를 위한 계통사업 추진과 이용에 따른 실적 평가를 토대로 농민들을 줄세우기 하고 있다"며 "농협이 절박한 농가들의 요구와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외면할 경우 농협중앙회는 자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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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적폐청산을 바라는 노인 2017-10-31 19:42:13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개혁을 본격화 한다 하니 사기업화된 농협 경제사업단부터 개혁의칼날을 보어주길 바라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