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노지채소와 마찬가지로 올 초 대파 시세는 좋게 시작됐다. 지난 9월 중순까지도 시세는 잘 나왔다. 1분기 평균 도매가격은 1kg 상품 기준 2000원 대 중반이었다. 3월 달에는 최고 시세가 3300원까지 올랐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25~30% 정도 높은 시세였다. 이는 재배면적이 감소한 반면 겨울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4월 말부터 6월까지 하우스에서 출하되는 남양주, 포천, 고양, 일산 등 경기지역 대파는 시세가 1900원에서 2000원 초반을 유지하는 등 좋게 형성됐다. 7월 초 출하가 시작되는 여주, 이천 등 경기지역 노지 대파도 시세가 나쁘지는 않은 편이었다. 이 또한 타 작목으로 전환하며 재배면적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6월 말부터 7월말까지 한 달간 시세가 폭락한 적이 있다. 폭염과 열대아에 이은 잦은 비로 짖무름 등 상품성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당시 노지 대파 평균 시세는 900~1500원이었고 하품은 300원까지 하락했다. 8월 품질이 우수한 강원도 대파가 출하되며 다시 반등했다. 1600~1800원에 형성됐다. 이후 9월에는 2000원을 넘어 섰다. 당시 강원 지역과 경기 지역 대파의 가격 편차가 심했다.
이렇듯 꾸준하게 유지되던 시세는 추석이 지나고 급격히 하락했다. 워낙 소비가 줄다보니 거의 모든 노지 채소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태풍 등 자연 재해가 없어 생산량이 많았다. 여기에 지방으로 분산 출하되며 가락시장 시세는 더욱 하락했다. 10월 상품 평균 시세는 1100원 수준이었다.
이달 대파는 강원도와 경기도에 큰 한파가 불어 닥치면 몰라도 김장철이라 해서 평년처럼 바짝 오를 기미는 사실상 전무하다. 지금은 산지에서 포전 계약 자체가 이뤄지지 않지만 9월 달 포전 계약가격은 워낙 높게 형성됐다. 9월 대파 시세가 좋다보니 전남 영광의 경우 평균 평당 2만 3000원에 형성됐다. 진도는 1만~1만 5000원, 임자도는 일부분 이지만 2만원까지 계약됐다. 김장 성수기 시세는 상품 1800원, 하품은 600~700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중순에는 영광에서 대파가 출하된다. 그러나 올해는 강원 대파에 밀려 출하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원도 대파가 1400원 수준이다. 포전계약 단가를 고려하면 출하자들도 최소 2300원 정도는 시세가 나와야 밑지지 않는다. 혹여나 산지유통인들이 출하를 포기할 수 도 있다. 영광 대파는 다시 새순이 올라오므로 3~4월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파가 없을 시 임자도, 진도 역시 작업을 늦출 것으로 보인다. 11~12월 전남지역 물량이 많이 출하되면 내년 3~4월 물량이 적어 시세가 반등할 기미는 있다. 하지만 경기, 강원에 밀려 전남지역 대파가 평년보다 늦게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