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해외자원 개발투자 160억원 ‘증발’
농협중앙회 해외자원 개발투자 160억원 ‘증발’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7.11.17 12: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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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쌈짓돈 상호금융자금으로 투자

상호금융자금 안정적 자금운용기조 무너져

▲김현권 의원은 2008년과 2011년 각각 해외유전(셰일가스) 개발 사모펀드에 투자한 국책은행들과 농협중앙회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내는 과정에서 미심쩍은 정황이 포착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펀드 운용 중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손을 놓고 방치해 3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날렸다고 한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농협중앙회가 이명박 정부 당시 조합의 자금으로 구성된 상호금융자금을 수백억원대 해외자원에 투자해 손실을 냈지만 이를 사실상 방치, 자금이 증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8년 국내 최초의 사모 유전펀드인 '마이애셋 텍사스 하이엔드 유전 특별자산 1호'(이하 마이애셋 1호)와 2011년 산업은행 주도의 트로이카해외자원개발 사모펀드(이하 트로이카펀드)가 작년까지 총 3300억원에 이르는 투자손실을 냈다고 최근 밝혔다.

문제는 무엇보다 투자프로젝트가 깡통으로 전락하는 동안 농협중앙회는 물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직접 투자에 나선 금융사들이 모두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8년 농협은 에너지홀딩스그룹이 마이애셋자산운용(현 코레이트자산운용)을 통해 출시한 마이애셋 1호에 172억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액은 조합원들이 단위농협에 맡긴 쌈짓돈인 상호금융자금까지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상호금융자금은 자금운용상 위험성이 높은 고이율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저이율이더라도 안정적인 보수적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어서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 최초의 사모 유전펀드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강화정책에 힘입어 유명세를 탄 마이애셋자산운용의 마이애셋1호는 당시 세계 19위 규모의 캐나다 석유회사 엔카나(EnCana)가 운용하는 텍사스 유전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하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쳐 2008년 5월 천연가스 국제가격(헨리허브 기준)은 MMBtu(가스에너지단위)당 14달러대였지만 1년여 만인 이듬해 7월 3달러 선까지 폭락했고 펀드 수익률은 5년 만인 2013년 3월 –45%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시세가 하락할 것이라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투자를 밀어붙이면서 벌어진 결과였다.

더구나 농협이 끌어다 쓴 상호금융자금 172억원은 위험을 피하면서 운용돼야할 자산이라는 점에서 잘못된 투자라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농협은 몇 차례 셰일가스 가격이 반등해 매각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지난해 MMBtu당 2달러대까지 시세가 추락하자 160억원 잠정손실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같이 수백억원대 해외투자 과정에서 위험헤지(hedge) 시도조차 하지 않아 금융사로서 기본적인 의무조차 저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측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매각결정은 전적으로 운용사 결정에 달려 있었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각 여부를 거론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현권 의원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특별회계는 단위 농·축협으로부터 위탁받은 자금으로 농협이 탄생한 이후 철저히 위험을 피해 보수적으로 운용돼 왔다”며 “실제 수익성과 안전성을 모두 검증한 다음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인데 지금까지 유례도 없었던 해외자원개발 펀드에 다른 금융사보다 훨씬 서둘러 뛰어든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마이애셋 1호의 기술·투자자문사로 나선 에너지홀딩스그룹은 2004년 2월 설립된 이후 2년 가까이 특별한 사업실적이 없고, 지난해 코레이트자산운용으로 사명을 교체한 마이애셋자산운용은 자기자본 100억원 수준의 중소형운용사다. 보수적인 농협이 믿고 맡길 정도의 실적과 노하우가 있는 회사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 의원은 이와 같은 투자실패가 이명박 정부 비자금 의혹과 연결될 수도 있다고 추정하면서도 최원병 전 회장 재임시절의 비리가 자주 언급돼 검찰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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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조합원 2017-11-20 16:07:47
농민들 피고름 뽑아 배×기 체운 농협!
사기친 놈이나 사실을 숨긴 놈이나 그노미 그놈
농협을 해체시키고 통폐합하여 국가 공영기업으로 전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