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시농업을 말하다. 전국귀농본부 안철환 이사
[인터뷰] 도시농업을 말하다. 전국귀농본부 안철환 이사
  • (주)농축유통신문
  • 승인 2011.10.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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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을 통해 우리 농업 밝은 미래 기대해 볼 수 있다`
제2의 아바나를 꿈꾸며 ‘생태도시 서울의 탄생’

채소나 곡물을 재배하는 모습이 이제 시골농촌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도심 속 건물 옥상, 베란다 등 유휴지에 텃밭상자를 가꾸는 도시농업이 활성화 됐기 때문이다.
도시농업을 통해 직접 채소를 재배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경제적 효과를 누리며 맑은 공기를 발산시켜 환경적 가치도 지니고 특히, 도시농업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통해 우리 농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한편, 도시농업을 통한 국가 발전은 쿠바가 증명했다.
쿠바는 수도 아바나에서 소비되는 농산물의 90%가 도시에서 생산된다. 1990년 이전 아바나는 도시농업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소련의 붕괴와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 미국의 경제 봉쇄 등으로 인한 국가적 식량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던 해결책이 바로 도시에서 식량을 생산시킨 쿠바정부의 도시농업 정책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에도 도시농업에 두 발 벗고 도시농업에 몰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도시농업의 전문가이자 전국귀농정책본부 안철환 이사의 인터뷰를 통해 도시농업과 전반적인 농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도시농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의 도시는 사막이나 다름없다. 물에서부터 에너지까지 모든 것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많은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니 이에 따른 외화유출 역시 무시 못하는 거금이다. 토종종자보존·음식물 재활용·흙·자급운동을 통해 도시를 경작하면 국가의 식량자급률 증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농업을 통한 농업·사회적인 효과는 무엇이 있습니까?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이 일어나 먹을거리에 불안감이 맴돌며 유기농먹기운동이 확산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배추파동이 일어나면서 자연스레 도시농업이 활성화됐다. 배추파동 이후 2년만에 수도권에만 20여개의 ‘도시농부학교’ 가 생겼고 유치원 학교텃밭도 급상승 중이다. 정부와 도시인들에게 도시농업이 큰 각광을 받을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정부가 도시농업활성화 방안을 통해 2020년까지 도시텃밭과 주말농장 8000개소(3000ha)를 조성, 전체국민의 10%(500만명) 이상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현직 전문가 입장으로 정부의 계획이 실현 가능한 계획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실현 가능한 일이지만 내심 법안이 통과되지 않길 바랬다.
정부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 추진 이전에 홍보와 참여유도를 하고 민간의 자체적인 도시농업 활성화를 정착시킨 후 정말 걸림돌이 되는 상황, 또는 장애발생 상황이 생길 때 정부의 지원을 받았으면 한다.
한 번은 정부 관계자가 2억원 상당의 텃밭상자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 주는 일에 동참을 부탁했지만 거절했다. 만들어 온 상자가 플라스틱 상자였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상자는 2년도 가지 못해 망가진다. 이런식으로 보급받는 도시농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유는 간단하다. 땅값은 금값이고 쌀값은 똥값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KTX에서 물 500L를 1500원에 구입했다. 이 물이 10kg이면 3만원이다. 물이 쌀보다 비싸 지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누가 농사를 짓겠냐. 더불어 땅값이 비싼데 누가 그 땅에 농사를 짓겠냐.
또한 농업이 기업화 되면서 농민의 여건은 더 악화 될 것이다. 일부 소수의 농민은 성장하겠지만 전체적인 농민과 기업의 균형은 더 깨질 것이다.

농업발전에 대한 대처해야 할 자세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가장 근본적인 부분에 있어 정부는 농산물에 대한 보조금·직불제보다 정당한 가격 지침을 내려줘야 한다.
또한 시골은 경제·교육·문화와의 장벽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심리적 장벽이다. 농부가 되면 ‘루저’ 라는 인식은 대한민국에만 존재한다. 이점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이와 함께 “서울도심 한복판에 논과 밭을 만드는게 꿈이다”이라며 인터뷰를 마감했다.
그는 고향도 서울이고 농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왔다. 출판사에 근무하며 ‘ET 할아지와 두밀라 자연학교’라는 책을 만들며 책속의 자연과 농업에 매료돼 세평 주말농장으로 시작했고 낮에는 농사생활, 밤에는 생계를 위해 출판사에 근무했다.
그러던 중 쿠바의 위기를 생태도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이라는 책의 번역을 맡게 됐다. 책을 번역하던 중 ‘아! 이게 도시농업이구나!’ 생각하고 귀농정책본부에 도시농업을 제안하며 그의 도시농부 생활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도시인들은 스스로의 도시농업에 참여하고 정부는 정확하고 올바른 지침을 내린다면 우리나라 농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안 이사는 밝혔다.
배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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