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매년 알고도 당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사설] 매년 알고도 당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17.11.2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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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전북 고창군 흥덕면 오리 사육 농가에서 지난 18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이하 AI, H5N6)가 발생했다. 사람도 매년 겨울이 오면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그 이유는 바로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아직까지 어떠한 과정으로 감기가 발병하는지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류에게 발생하는 AI도 감염경로가 주변 철새의 분변에 의한 감염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걸리는 감기와 조류가 걸리는 AI는 정확하게 일치하는 게 있다. 감염체와 접촉하는 기회가 많아지면 쉽게 걸리는 것이다.

올해 정부는 곧 있을 평창동계올림픽에 AI나 구제역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은가 보다.

그 이유는 정부의 대책과 농가의 현실이 따로 놀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발생 최악의 AI의 대책의 일환으로 계열화사업자에 대한 방역의무의 책임을 강화시켰다.

그렇다면 계열화사업자들이 농가들에 대한 방역의무를 총체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만큼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우선 미국의 계열화사업자의 경우 우리나라의 지역소장의 개념인 슈퍼바이저의 권한이 크다. 보통 슈퍼바이저가 지시한 일에 대해 3회 이상 불응시 계약이 자동해지 되며 다른 회사로의 이동도 제한된다. 그만큼 안전과 방역 등 사육에 대한 전반적인 사양이 높아지게 되어있다. 즉, 체계화 되어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보면 계열회사의 지역소장은 대부분 하청업체들이 대행을 하고 있다. 효율과 생산성 앞에 그 이윤을 나눠먹는 데 급급한 게 현실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을 만들었다고 해도 관리가 안 되면 무용지물인 것과 같다. 그나마 새로운 시설을 투자한 농가들은 대부분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경 써 관리가 되고 있다.

이번에 AI 발생한 오리농가는 비닐하우스에 보온덮개를 입힌 농장이다. 시설이 매우 취약한 만큼 더욱 신경을 썼어야 한다. 하지만 이 농장은 오리의 이동을 제하는 그물망도 파손되어있고 축사의 지붕인 격인 비닐이 찢어지고 야생조류의 분변이 곳곳에 묻어있었다.

이런 부분에서 관리가 되지 않는 농장임을 알 수 있다. 시설이 취약할수록 농장주는 더욱 신경 써 주변을 정리하고 보수하는 등의 차단방역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았다. 농장주의 비난은 당연하겠지만 관리를 책임지는 지역소장도 앞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계열화사업자의 책임만 강조하지 말고 누가 어떻게 방역을 진행하는가에 대한 심도 높은 관찰과 함께 현실에 맞는 권한과 역할을 계열화사업자에게 줘야하고 피해에 대한 총체적 책임도 져야한다. 또 계열화사업자의 능력도 업체별로 다 다들 것이다. 그 사업자가 가능한 선에서 권한을 주고 총체적 책임을 통해 혜택 받은 계열사업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가금 1위인 하림그룹과 중소지방의 작은 계열화사업자의 책임과 권한 역할이 같을 수 없다. 성공적인 평창동계올림픽의 개최와 가축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업계 그리고 농민이 한 뜻으로 차단방역에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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