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대한잠사회의 민낯을 파헤친다. ① 잠업과 대한잠사회
[기획시리즈] 대한잠사회의 민낯을 파헤친다. ① 잠업과 대한잠사회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7.12.08 14:2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잠사업의 태동과 위기
잠사회관이 재개발을 하면서 내부비리로 회장이 구속돼 징역살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잠사회(이하 잠사회) 회장은 아직도 옥중결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에 건물과 부지가 있는 탓에 잠사회는 엄청난 자산을 보유한 조직이 됐다. 그러나 지금 잠사회 조직은 농민들과 무관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한잠사회가 왜 이렇게 깊은 수렁으로 빠졌는지 그 내용을 기획시리즈로 짚어본다.<편집자주>

잠사업은 누에를 쳐서 생사를 생산하는 산업이며 그 과정을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뽕나무를 재배해 누에를 쳐서 고치를 생산하는 과정으로 이것은 농업에 속하며 보통 양잠업(養蠶業)이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생산된 고치를 원료로 해 공장에서 생사를 생산하는 과정인데 이것을 제사업(製絲業)이라고 한다. 넓은 의미에서는 공업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 일종의 농산물 가공업으로 양잠업과는 분리할 수 없는 관계에 있어 이를 농업 분야에 속하게 하고 있다.

그 밖에 양잠업의 기반이 되는 뽕밭을 만드는 데 필요한 뽕나무의 묘목을 생산하는 상묘생산업(桑苗生産業)이 있고, 또 누에씨를 생산, 공급하는 잠종생산업(蠶種生産業)이 있다. 본래 잠사업의 2대 분야는 양잠업과 제사업이지만 그 보조적인 분야인 상묘생산업과 잠종생산업을 포함시켜서 이들을 잠사업의 4개 업종이라고 말하고 있다.

1961년 정부는 ‘잠사업증산10개년계획(1961∼1970)’을 수립했고, 1961년 말에 우리나라 잠사업의 기반이 되는 새로운 「잠업법(蠶業法)」이 제정, 공포됐다. 그러나 이 계획은 군사정부가 1962년부터 추진한 새로운 증산계획 제1차잠업증산5개년계획(1962∼1966)으로 대치됐다. 제3차잠업증산계획의 마지막 연도인 1976년까지는 증산계획의 추진으로 우리나라 잠사업은 일대 약진해 근대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에 이르렀다.

이 기간에 우리나라의 뽕밭면적은 최고 전체 밭면적의 약 10%(1969), 양잠농가수는 농가수의 약 20%를 차지했고, 고치의 생산량은 과거 남북한을 통한 최고생산량(1945년 약 2만2700톤)의 1.8배에 해당하는 4만1704톤을 기록했다. 제1차 증산계획의 시발연도인 1962년의 5513톤에 대해 8.3배에 이르게 돼 우리나라 잠업사상 가장 많은 산견량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잠사업은 수출산업으로 육성돼 생산된 생사의 거의 전량이 수출됐는데 이 기간 중 최고를 기록했던 1970년대 전반기에는 견직물을 포함한 생사류의 수출량이 5000톤을 넘었고 수출액도 3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큰 변동기를 맞아 침체기에 접어들게 됐다. 생사 거의 전량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1974년에 발생한 석유파동으로 수출에 큰 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석유파동은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주어 일본에서 생사 소비량이 격감함으로써 생사값이 크게 떨어졌다. 일본은 또 1974년에 생사수입규제조처를 단행, 1976년에는 생산한 생사의 60% 이상이 재고로 남게 되고 수출부진과 가격하락으로 고치의 생산량도 줄어 우리나라 잠사업은 침체의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76년부터 정기적으로 ‘한일생사회담’을 개최해 양국간에 수출물량을 조정함으로써 일정한 수출량을 확보하도록 하는 한편, 생사의 형태를 처음에는 견연사(絹撚絲)로, 다음에는 견직물로 바꾸어 나감으로써 수출물량을 확보하고 수출시장을 늘리는 등 방향을 전환했다. 하지만 잠업의 국제적 상황의 변화는 노동집약적 잠업농가의 포기가 늘어나고 생산량도 줄어들어 생사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접어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2017-12-15 19:32:48
기사 관련해서 메일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