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도농상생,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농촌' ④ 국민 속 달라지는 식품트렌드
[신년기획] '도농상생,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농촌' ④ 국민 속 달라지는 식품트렌드
  • 신재호 기자
  • 승인 2017.12.29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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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증가로 가정편의식이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잡혔다. 사진은 CJ제일제당이 외식으로 즐기던 요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도록 출시한 ‘백설 쿠킷(Cookit)’ 제품들.

식품트렌드 핵심 키워드, ‘1인 가구 증가’, ‘간편화’

2016년 소비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는 ‘가성비’이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따라 소비자가 물품 구매에 있어 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진 것이다. 2017년은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로 대변된다. 말 그래도 한 번뿐인 내 인생을 어떻게 하면 값지게 살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구매에 있어 이 같은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키워드의 내면에는 1인 가구 증가와 간편화가 내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른바 혼밥·혼술족이 유통·외식업계 등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1코노믹’이라는 신조어가 생성될 정도로 혼밥·혼술족 500만 시대의 트렌드가 사회 전반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국 1인 가구 수는 539만 8000가구로 전체의 27.9%를 차지했다. 이는 2인가구 26.2%, 3인가구 21.4%, 4인가구 18.3% 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통계청은 향후 1인 가구 비중이 2022년에는 30%에 달하고, 2045년 약 800만 가구로 늘어나 전체 인구의 36.3%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1인 가구와 관련된 업종이 크게 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애완용품점은 2014년 3740곳에서 올해 6739곳으로 80.2% 늘었다. 작은 단위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이소’는 2016년 연매출 1조 5000억원을 넘어서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은 2014년 대비 36.5%, 패스트푸드점은 24.1%로 성장하는 등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인가구 증가와 간편화를 추구하는 국민 속 달라지는 식품트렌드를 짚어본다.

식탁 위 새로운 식문화 ‘HMR’

가정편의식(HMR)은 더 이상 단기적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잡혔다.

편의성을 더한 간편식 구매에 주부들이 뛰어든 것이다. 처음 가정편의식은 캠핑, 여행 등 삶의 질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맞춰 선을 보였다. 한 끼 때우기용, 비상용 간편식이 점차 고급화, 일상화된 것이다. 최근 가정편의식은 간단하게 데우거나 끊여서 플레이팅만 잘하면 가공식품인지 모를 정도이다. 상온, 냉장, 냉동 가공기술의 발달로 가공식품의 꽃으로 자리잡힌 것이다. 이는 배달식으로도 발전해 나가고 있다. 단순한 반찬과 밥을 넘어서 새벽배송 ‘배민프레시 푸드박스’, 쉐프의 레시피까지 제품화되는 등 업그레이드 되는 추세이다. 특히 육수를 내어 국을 끊여야 하는 번거로움도 이제 해결됐다. 반건조 식품으로 물만 넣어 끊여 먹던 즉석미역국, 즉석북어국에서 이제는 집에서 직접 끊인듯 한 동태알탕, 황태곰탕, 콩나물 닭계장 등이 파우치에 담겨 제품화되고 있다. 이들 국·찌게 제품은 파만 썰어 넣으면 직접 조리한 음식과 별반 차이를 못 느낄 정도이다.

여기에 가정편의식 성장과 함께 집밥을 간편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양념과 소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CJ 제일제당 ‘다담’과 청정원 ‘고메레시피’, CU ‘백종원 만능소스’시리즈가 이에 해당된다. 만능비빔장, 볶음 고추장, 수입오리엔탈소스, 수입 웨스턴 소스 등 다양한 소스류도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최근 농산물 꾸러미 사업도 변화되고 있다. 기존 4인가족 기준 상품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요일별, 가족유형별 상품 등으로 다양한 꾸러미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원물 농산물에서 반찬류, 건나물 등 가공식품 등도 꾸러미 상품에 담겨지고 있다. 농식품 가공업체도 1인가구 증가에 발맞춰 손쉽게 그리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1인가구 증가로 근린형 업태의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편의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편의점, 나홀로 고성장...3만점 시대 예고

경기침체 장기화와 해외직구가 늘며 백화점은 성장절벽에 부딪혔다. 대형마트 또한 온라인 판매의 성장으로 몇 해 전부터 역성장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그러나 나 홀로 고성장을 누리는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있다. 바로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4500여 개가 더 생겨 총 2만6000여 개로 3만점 시대를 예고하는 등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외형성장과 내실화를 모두 달성한 것이다. 1인가구 증가로 근린형 업태의 선호도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힘입어 PB 상품이 개발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가성비를 더해 특별함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GS25의 ‘유어스’, 세븐일레븐의 ‘7셀렉트’, CU의 ‘헤이루’등이 이에 해당된다.

편의점에서 호황을 누리는 상품은 삼각김밥에서 단연 도시락으로 이어졌다. 편의점 도시락은 가벼운 한 끼 식사에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로 고급화되는 추세이다. 가성비 중심의 저렴한 3000원 대 도시락에서 5000원 대로 업그레드 됐다. 품질 인증 쌀 사용, 비싼 재료를 통째로 넣은 프리미엄 도시락, 밥·반찬 분리형, 친환경 용기 등에 이르기까지 점차 발전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신선식품, 즉석요리, 상비약, 생활용품까지 판매하고 있으며 택배업무, 현금 출납기까지 편의점의 복합화는 더욱 가속도를 밟고 있다. 단순 담배가게에서 이제는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구매 또는 서비스 창구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농산물의 상품화전략이 요구된다. 현재 진입하고 있는 신선농산물은 단순 포장 사과와 전처리 채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다양한 컬러와 차별화된 농산물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별화된 농산물, 이목 집중

소비자들은 물품 구매에 있어 가치를 고려하는 한편 이색‧차별화된 농산물에 손길을 내민다.

겉모양이나 포장 등 외형이 아니라 그 상품이 갖고 있는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소비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못난이 과일’의 인기다.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좋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일을 뜻하는 ‘못난이 과일’의 구매액의 증가가 이에 대한 방증이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못난이 사과, 배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2012년 108억 원에서 2016년 556억 원으로 5.1배 늘었다. 삼겹살에 밀려 ‘싼 고기’ 취급을 받던 돼지 앞다리 구매액도 무려 67%나 증가했다.

또한 식탁의 컬러화도 요즘 농식품 구매의 주된 화두다.

소비자는 전통적으로 초록색·흰색·주황색 농식품을 주로 구매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색깔의 농식품 구매는 줄어들고 빨강·노랑·보라·검정색 농식품의 구매가 늘고 있다. 토마토 등 빨간색 농산물에 많이 들어있는 리코펜이 노화방지와 면역력 강화 등의 기능을 한다고 알려지는 등 컬러 농식품 고유의 기능성이 널리 알려진 것이 주된 배경이다. 여기에 당조고추, 베타카로틴 배추 등 기능성 농산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생산이 소비로 직결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농산물만이 시장에서 살아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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