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FTA, 농업 카드는 농업에서 사용돼야
[기자수첩] 한미FTA, 농업 카드는 농업에서 사용돼야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8.01.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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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농업계 대표 10여 명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 관계자 수명은 서울의 한 모처에서 만나 한미FTA 개정 협상과 관련한 농업계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전달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FTA의 체결로 인해 한우와 낙농 등 농업계의 피해가 이 정도로 심각할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과 함께 쇠고기 세이프 가드와 낙농의 피해 등을 개정 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시작된 한미FTA의 1차 개정 협상에서 우리 측 대표단은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 개선과 국내 농축산업계가 요구한 미국산 쇠고기 세이프 가드 발동 기준 완화 등을 요구했다.

이는 정부도 농업계가 줄곧 밝혀온 피해 상황을 이해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적극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개진했지만 과연 농업계의 문제점이 농업계의 방어 또는 공격 카드로 이용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세이프 가드조차 없는 낙농의 문제점을 정부는 과연 어떻게 풀어갈지도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특히 미국 측은 이번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의 개정과 더불어 농축산물의 추가 개방을 요구 한 것으로 밝혀져 농축산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우리 농민들은 정부가 주관한 좌담회와 공청회를 통해 이번 협상이 국제적 상식과 도리에 어긋나 있고 미국의 부당한 압력을 규탄해왔고 한미FTA의 개정 협상이 아닌 폐기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는 농업계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을 시사한 것이며 생존의 존폐의 기로 서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정부는 한미FTA 등과 같은 무역협정을 통해 농민의 피해를 그나마 줄이기 위해서 농어촌 상생 협력 기금 1조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3일까지 약260억원을 조성했고 어떻게 사용할지 사업 계획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어 농민의 분노를 더욱 치밀게 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농민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한지 더욱 소통하고 이해하며 미래에 대한 농업의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해야 그나마 버티고 있는 농업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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