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축방역 관점에서 본 한국축산의 현실
◈ 가축방역 관점에서 본 한국축산의 현실
  • (주)농축유통신문
  • 승인 2011.02.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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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용 서울대학교 교수>

2010년 말에 발생한 구제역이 점차 확산되면서 신묘년 새해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나라 축산업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국내 축산농가들은 규모화, 전업화 돼 농가당 한우는 17두, 젖소는 68두, 돼지는 1,350두의 사육규모를 갖게되었다. 하지만 지역별, 농가별 차단방역에 대한 시설 및 인식은 1980, 90년대와 비교하여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차단방역을 지키지 않은 것은 비단 축산인들 뿐만 아니라 농가를 자주 드나드는 축산전문가들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므로 이번 구제역 사태는 축산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책임인 인재(人災)라고 말하고 싶다.
방역을 크게 나누어 국가, 지역 및 개별농가방역으로 나눌 때 국가간 방역은 매년 1,5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해외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공항 및 항만 등에서의 차단방역은 제대로 실행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번과 같이 외국에서 유입된 병원체에 의해 특정 질병이 발생했을지라도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많은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지역별, 농장별로 질병의 확산을 방지하는 방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농장의 유지에 필요한 사료차량, 출하차량들이 지역을 넘어서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배합사료를 공급받을 때에 농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사료공장에서 공급을 받는다. 특히 덴마크, 네델란드, 프랑스 등은 원료사료를 농장에서 준비하고 필요한 첨가제들만 공급받는 등의 방법으로 외부차량의 출입을 가능한 줄이거나 억제하고 있다. 영국도 구제역 이전에는 우리나라처럼 대부분의 사료회사들이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했지만, 구제역 이후에는 BOCM Pauls, ABN 두 회사만 영국 전역을 상대로 사료를 판매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국의 권역별 가축의 사육규모와 도축장의 분포 및 도축능력을 살펴볼 때 현재로는 출하된 가축이 권역을 넘어 다른 지역에서 도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올해에도 도축장 통폐합작업은 지속되며 국고가 500억이 사용될 예정인데, 권역별 가축사육규모에 비례하여 도축장의 도축능력이 해당지역에 갖추어져야만 타 지역으로 이동되어 도축하면서 발생되는 많은 문제점들이 개선될 것이다.
실제로 차단방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축산농가별 차단방역이라고 할 수 있다. 농장주 및 종업원뿐만 아니라 축산전문가들인 컨설턴트, 수의사, 사료회사직원, 가축인공수정사, 임신진단사들도 철저한 방역조치없이 농장을, 그것도 하루에 여러 개의 농장을 드나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인식한다면 구제역의 발병 및 전파를 축산인들의 잘못으로만 몰아가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농장이 자신의 생업인 축산농가들이 지금까지 농장의 차단방역시설을 설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농가의 1차적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들을 선도하고 교육해야 하는 축산전문가들조차 차단방역의 문제점을 대부분 지적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농장을 출입할 때 차단방역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전국규모의 재앙이 산불처럼 확산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이번을 기회로 각 농장별로 차단방역을 더욱 철저히 하고, 모든 축산인들이 차단방역을 철저히 지켜 온 나라를 뒤흔드는 재앙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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