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을 이겨낸 사람들, 가나안 농장 김석인 대표
구제역을 이겨낸 사람들, 가나안 농장 김석인 대표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2.01.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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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돼지 묻히던날 어머니도 저 세상으로

2011년 1월 21일 발생 1800두 살처분 → 2000두 재건

내 자식처럼 소중하게 키워왔던 돼지가 묻히자 매몰광경을 보던 어머니가 그 자리서 쓰러지고 그 날 돼지들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
경기도 철원과 포천 등 3개의 농장을 운영하는 김석인 씨의 작년 구제역사연이다. 김석인 씨를 제외한 친 동생(철원 농장장)도 아들도 구제역 이동제한이 걸려 어머니의 장례식을 지킬 수 없어 홀로 외로이 어머니의 가시는 길을 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돼지 출하가 금지돼 난방비가 떨어져 돼지들이 얼어죽을까봐 나머지 농장도 매몰처분했으면 하는 생각까지도 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지인들의 도움으로 난방비를 구해 유난히도 추웠던 작년 겨울을 가까스로 보냈다고 말한다.
김석인 대표는 지난해 1월 21일 강원도 철원의 농장에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아 1800두의 돼지를 매몰시켰다. 여기에 철원농장의 농장장인 김 대표의 친동생이 경험부족으로 매몰기록을 잘못 기입해 구제역 보상금도 26만원(마리당)밖에 보상받지 못했다.
구제역 이후 농장은 복구가 끝났고 오히려 구제역 이전보다 사육두수가 좀 더 늘었다. 하지만 모돈을 모두 타 지역에서 구매한 것이어서 그런지 생산성이 형편이 없었다고 한다.
빠른 복구를 위해 모돈 한 마리당 최고 180만원씩 주고 사왔지만 산자수가 적으면 1~2마리였고 그나마 좋은 것이 6~7마리였다고 한다. 여기에 구제역 백신과 PRRS등의 백신으로 인해 사료를 먹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심한 경우에는 하루에 30두 정도 유산을 했다고 전한다.
김 대표는 “구제역으로 보상금 받은게 약 5억원인데 복구비로만 8억 이상이 들어갔다”며 “내 아들에게 양돈을 물려주고 싶고 또한 아들도 같이 하고 싶어 하지만 자꾸만 늘어가는 빚으로 아들의 어깨까지 무겁게 만들기 싫다”고 말하며 앞으로의 걱정을 토로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축산과 출신인 김씨는 양돈의 길이 곧 나의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구제역 이후 경기도에서 제일 먼저 돼지 입식을 시작했고 올해 대학교 1학년인 아들이 주말을 반납한 채 김씨를 도와 구제역복구에 열의를 쏟고 있다.
김 대표의 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농장에 나와 놀면서 돼지들에 대해 소중함을 알게 됐으며 이번 여름방학도 반납하고 아버지를 도와 농장에 힘을 보탰다고 한다. 더욱이 대학졸업 후 아버지의 대를 이어 진정한 양돈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 아들을 회상하는 김 대표의 어깨에는 힘이 잔득 실려보였다.
또한 올해는 구제역을 반드시 극복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주 1회 실시하던 방역도 주 3회로 늘리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모든 차량 및 사람에게도 방역을 철저히 한다. 겨울이면 방역대가 얼어 차량에 대해 방역이 자동으로 이뤄지지 못해 일일이 실내에 있는 방역기를 들고 나와 손수 방역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김인식 대표는 “작년 구제역으로 너무나도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앞으로 아들과 함께 농장경영을 할 생각만 해도 뿌듯해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다”며 “작년 한 해 같이 동고동락한 CJ사료와 함께 올해도 최선을 다해 양돈업에 전념할 것이다”고 올해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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