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동네에 들어갔는데 이 추운 날씨에 뚝딱뚝딱 공사를 하고 있는 집이 있었다.
얼마 전에 우사 적법화를 한다고 아궁이 위의 뜯어 낸 비가림 시설을 다시 하고 있었다. 적법화 절차를 다 마쳤고 등기가 나왔다면서 비가 오면 아궁이에 물이 들어와서 견딜 수 없다고 다시 지붕을 씌우고 있었다. 농촌에서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누가 고발이야 하겠냐고 그랬다.
내가 물어 보았다. 우사 적법화 조치를 하는데 비용이 얼마 들었냐고. 건축사 사무실에 가져다 준 돈 등 지금까지 700만원 들었다 했다. 이 집은 번식우를 십여 마리 키운다.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 비용이 들 줄 알았다면 그냥 포기할 걸 그랬다고 했다.
이번 전국의 축산 농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대략 1조를 추산한다. 그런데 환경개선 효과는 얼마나 될까? 위에 언급한 농가는 실질적 효과가 없다. 단지 건축법에 지붕 시설이 문제가 돼 철거했다가 다시 시설했을 뿐이다. 정말 환경개선을 하고 싶었다면 맞춤형 핀셋 정책을 폈어야 했다. 일률적으로 자그만치 26개나 되는 법을 들이대고 다 맞추라고 하진 말았어야 했다. 마을 사람은 "바보"라고 했다. 그냥 바보라고 반복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아무도 귀 귀울여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정부에도 여당에도 많다. 마음이 허전하다.
(김현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회의원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농업단상을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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